주가 급락에 뿔난 삼전 개미들 “수십조 성과급? 주총 승인 거쳐야”…국민연금에 서한

5월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삼성전자 소액주주 696명이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지급안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국민연금공단 사옥을 방문해 삼성전자 특별경영성과급 합의안과 관련한 주주 서한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실장에게도 같은 내용의 서한을 이메일로 발송했다. 이번 서한에는 삼성전자 주주 696명이 서명했으며,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총 37만7526주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 협약 협상 과정에서 마련한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이 있다. 합의안에 따르면 기존 성과인센티브(OPI) 재원으로 사업성과의 1.5%를 배정하고, DS 부문에는 사업성과의 10.5%를 별도 성과급 재원으로 책정한다.

특별경영성과급은 지급 상한 없이 10년간 적용된다. 기존 OPI까지 합치면 DS 부문 성과급 재원은 사업성과의 약 12%가 된다는 게 액트 측 설명이다. 액트는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성과급 규모가 연간 최대 4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소액주주들은 해당 성과급이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이익 배분 성격을 갖는 만큼 주주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액트는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삼성전자 OPI 및 DS 특별경영성과급 합의안의 법적 성격(임금 또는 이익 배분 여부)과 주주총회 승인 필요성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장기간 성과급 재원을 배분하는 구조가 주주와 임직원 간 위험 부담의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은 주주가 떠안는 반면, 임직원은 주가와 무관하게 영업이익 연동 보상을 받는다는 주장이다.

액트 측은 “오늘도 주가가 하락하는 등 연일 무너지는 주가에 소액주주들은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며 “주주만 온전히 주가 하락의 리스크를 부담하고, 임직원은 아무리 주가가 하락해도 영업이익에 연동된 성과급을 마치 고정적인 채권처럼 무위험으로 챙겨가는 심각한 리스크 비대칭 구조에 주주들의 불만이 임계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매년 수십조원을 10년간 꾸준히 지급하는 막대한 규모의 이익 배분은 당연히 그 위험을 감수하는 진짜 주인인 주주들의 엄격한 승인을 거쳐야 마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