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경찰이 경찰 압수수색…성역없는 수사 가능할까 [세상&]

“국수본이 장윤기 살인-성범죄 분리 지시”
광주 수사팀 진술…윗선 어디까지 연루됐나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광주에서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경찰 비위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21일 국수본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국수본이 장윤기에 대한 경찰 처분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나서다.

경찰 특수단은 이날 오전 7시30분께부터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이 장윤기의 혐의를 강간살인이 아닌 단순 살인으로 축소해서 검찰에 넘긴 배경에 경찰 윗선이 어디까지 연루됐는지가 이번 압수수색의 규명 대상이다. 국수본이 경찰 수사팀에 장윤기의 살인 사건과 과거 성폭행 사건 분리를 지시했다는 의혹은 수사를 맡았던 일선 경찰관들의 진술을 통해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국수본의 개입 정황이 발견된다면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될 전망이다.

장윤기에게 강간살인죄 적용을 배제하는 과정에 광주청을 넘어 국수본까지 개입했다는 의혹을 국수본이 수사하는 사태가 빚어지면서 ‘셀프 수사’ 지적도 나온다. 한 경찰 전문가는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구조에서 국민들이 그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경찰은 장윤기 사건과 관련한 의혹 규명에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면서 엄정 수사를 거듭 강조해왔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0일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명확히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벌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뼈를 깎는 심정으로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경찰 특수단의 수사는 광주 지역 경찰 지휘부를 겨냥했다. 특수단은 지난 17일 장윤기 사건을 수사했던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박모 경정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해 신병 확보에 나섰다. 박 경정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이날 오전 11시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특수단은 전 광산경찰서장 김모 경무관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19일 출국금지를 신청했다. 지난 11일에는 광주청을 압수수색 했다.

국수본은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 규명을 위해 기존 광주청 경찰관 27명에 국수본 수사 인력을 추가 투입해 총 41명 규모의 특수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