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정상 통화는 트럼프…호르무즈 해협 통항·안보 협력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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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앤디 버넘 영국 신임 총리가 직원들과 취재진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영국 집권 노동당의 앤디 버넘 대표가 20일(현지시간) 제59대 영국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버넘 총리는 첫 대국민 연설에서 지방분권과 재산업화를 앞세운 새로운 정치·경제 모델을 제시하며 국민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버넘 총리는 이날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으로부터 정부 구성 요청을 받고 이를 수락하면서 총리로 정식 임명됐다. 이어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취임 연설을 했다.
그는 “지금은 자성과 새로운 결의의 시간”이라며 “영국은 안정성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 정치에 신물이 났다”며 “우리는 충분히 잘하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넘 총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10년 동안 영국이 맞이한 일곱 번째 총리이자, 2024년 노동당 집권 이후 두 번째 총리다.
그는 “지금은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의 순간이며 40년 만의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며 “새로운 정치적·경제적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연내 영국의 향후 10년 계획을 발표하겠다”며 “출신 지역이나 지지 정당과 관계없이 모두가 바라는 영국으로 가는 길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버넘 총리는 이날 구체적인 내각 인선이나 세부 정책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존에 제시했던 국정 방향을 재확인했다. 그는 정치 권력의 중앙집중과 경제 권력의 민영화를 문제로 지적하며 지방분권 확대와 필수재 공공 통제 강화, 공공조달을 통한 재산업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생활비 부담 완화와 교육 개혁, 청년 지원 확대, 정신건강 정책 강화, 노숙 문제 해결, 공공주택 공급 확대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국민이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경제 대책을 추진하겠다면서도 재정 운용은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버넘 총리는 취임 직후 외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영국 총리실에 따르면 버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방과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입장을 설명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위한 영국의 노력도 소개했다. 양측은 중동 정세와 세계 공급망 안정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또 버넘 총리는 재산업화를 통해 영국 전역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비전을 설명하면서,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하면 맨체스터를 직접 안내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내년 영국이 의장국을 맡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맨체스터에서 열릴 예정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한 의미라고 해석했다.
버넘 총리는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지원과 안보 협력을 지속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편 퇴임한 키어 스타머 전 총리는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고별 연설을 한 뒤 버킹엄궁을 찾아 찰스 3세 국왕에게 사임을 보고했다. 그는 “영국은 2년 전보다 더 강하고 공정해졌다”며 후임인 버넘 총리의 성공을 기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