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엔 아파트 한 채, 지금은 자동차 몇 대…우주 수송비 ‘300달러’ 시대 열린다 [후암동 논문 연구소]

[로이터]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1960년에 자기 몸무게만큼의 짐을 우주로 보내려면 얼마가 들었을까. 70㎏이라면 609만 달러다. 요즘 환율로 90억원으로 서울 강남 아파트 한 채 값이다.

2025년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면 27만 달러로 4억원까지 내려온다. 65년 만에 아파트가 자동차 몇 대 값이 된 셈이다.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 저널이자 국제학술지 PNAS 넥서스(PNAS Nexus) 2026년 5권 7호에 영국 케임브리지대 베넷공공정책대학원 알레시오 테르치 연구원과 이탈리아 토리노공대 경영생산공학과 프란체스코 니콜리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을 지구 저궤도로 올리는 평균 비용은 1960년 8만7023달러에서 2025년 3868달러로 떨어졌다.

연구팀은 1960년부터 2025년까지 16개 국가·기구의 로켓 발사 4405건을 모았다. 330개 이상의 로켓 형식이 포함됐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 유럽에 더해 한국, 이스라엘, 이란, 브라질, 호주도 들어갔다. 발사 비용을 이 정도 규모로 표준화해 정리한 자료는 이번이 처음이다.

[AFP]


아직도 유효한 1936년 법칙


기준으로 삼은 것은 1936년 항공공학자 시어도어 라이트가 제시한 법칙이다. 누적 생산량이 두 배가 될 때마다 단가가 일정한 비율로 떨어진다는 법칙이다. 비행기든 반도체든 태양광이든 이 곡선을 따른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였다.

우주 발사도 라이트의 법칙대로 궤도로 올린 누적 화물량이 두 배가 될 때마다 1㎏당 평균 비용은 21.2%씩 떨어졌다.

[EPA]


연구팀은 최근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태양광 설치 비용과 비교해 봤다. 태양광 모듈은 1975년부터 2019년까지 설치 용량이 두 배가 될 때마다 20.2%씩 저렴해졌다. 와트당 가격도 130달러에서 0.31달러로 내려갔다.

하락 폭만 보면 1975년부터 2023년까지 태양광은 99.8%, 우주 발사는 85.3% 떨어졌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하락을 만들어내는 데 든 규모다.

연도별 1kg 당 우주 수송비. [미국 국립과학원 저널이자 국제학술지 PNAS 넥서스(PNAS Nexus) 2026년 5권 7호]


태양광은 전 세계에 패널을 깔면서 누적 생산량을 천문학적으로 늘렸고 우주는 훨씬 적은 누적량으로 그만큼을 떨어뜨렸다. 같은 배수의 경험을 쌓았을 때 비용이 더 많이 내려가는 쪽은 우주였다.

1819년 증기선이 대서양을 건넌 뒤의 밀·면화 운임과 비교해도 결과는 같았다. 화물량이 두 배가 될 때마다 운임은 15.5% 내려갔다. 1차 산업혁명이 세계 무역에 준 충격보다 로켓의 비용 절감이 빠르다는 계산이다.

[로이터]


우주 수송비, 2040년에 300달러 수준 예측


연구팀은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 전망도 시도했다.

연구팀은 우주 궤도에 올릴 화물량이 2010~2025년 평균인 연 13.3%로 계속 늘어난다고 가정해 봤다. 이 경우 1㎏당 평균 비용은 2030년 1600달러, 2040년 300달러가 된다. 현재의 12분의 1 수준이다.

통계 모델로만 화물량을 추정한 시나리오에서도 2030년 45%, 2040년 75% 수준까지 비용이 감소했다.

[AFP]


연구팀은 2015년까지의 자료만으로 2025년 비용을 예측해 실제와 맞춰보는 검증도 했다. 결과는 연구팀이 설정한 모델이 하락 폭을 오히려 과소평가하는 쪽이었다.

2020년 이후 연간 궤도 화물량 증가율이 31%로 2000~2019년 평균 4%의 여덟 배 가까이 뛰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우주로 올라간 물체가 그 앞 50년보다 많다.

(A) 연간 저궤도 수송 능력 (B) 1kg 당 수송 비용. [미국 국립과학원 저널이자 국제학술지 PNAS 넥서스(PNAS Nexus) 2026년 5권 7호]


연구팀의 시나리오대로면 2030년 인류의 연간 저궤도 수송 능력은 9100톤이다. 완전 재사용을 목표로 하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이라면 80회 발사로 감당할 수 있는 양이다. 스페이스X는 2025년 한 해 부분 재사용 로켓인 팰컨9을 165회 넘게 쏘아 올렸다.

[로이터]


스타십의 완전 재사용이 구현되면 첫날부터 1㎏당 우주 운송비는 1000달러 수준이고 생산이 표준화되면 500달러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 우주공학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블루오리진의 뉴글렌은 초기 1500달러 정도로 예상된다.

다만 궤도 쓰레기가 변수로 남는다. 발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 저궤도 사용 자체가 어려워지고 화물량 증가 속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연구팀은 우주 수송 기술이 지난 반세기 동안 산업 혁명에 비견될 만큼 빠른 발전을 보였지만 지정학적·환경적 리스크에 따라 향후 우주 시대의 개막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고논문


DOI : 10.1093/pnasnexus/pgag217

논문 정보 : Alessio Terzi, Francesco Nicoli, From Sputnik to Starship: Estimating the experience curve of space launch technology, PNAS Nexus, Volume 5, Issue 7, July 2026, pgag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