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폐교 부지 개발 규제 완화…주택난 ‘숨통’ 트일까

2015년부터 서울 초중고 8곳 폐교…부지 활용 ‘숙제’ 대두
민간 소유 부지, 공공시설 개발 시 일반 건폐율·용적률 적용
학교 기능 축소로 일부 해제된 부지도 포함
복합개발 여지도 넓어져…“도시형 캠퍼스 등 주택공급 기대”


서울시가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하거나 이전하는 학교 부지를 활용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사진은 2023년 폐교 후 주차장으로 사용 중인 서울 광진구 화양초의 20일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서울시가 폐교하거나 이전하는 학교 부지를 활용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폐교하거나 이전한 학교 부지를 도서관·체육관 등 공공·문화체육시설로 개발하는 경우 기존에 적용하던 별도의 낮은 건폐율·용적률 대신 해당 용도지역의 일반 건폐율·용적률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특히 복합개발에 따른 공공주택 공급 확대도 기대할 수 있어 심각한 서울 주택난에 조금이나마 숨통을 트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20일부터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울특별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10여 년 전부터 서울 지역에서는 폐교되는 초중고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2015년 홍일초 ▷2018년 은혜초 ▷2020년 염강초·공진중 ▷2023년 화양초 ▷2024년 도봉고·덕수고(폐교 이전)·성수공고가 폐교하면서 남아있는 부지 활용 방안이 ‘숙제’로 떠오른 상태다. 이 중 화양초는 주차장으로 사용 중이다.

그동안 ‘학교 이적지’는 공공성 유지와 무분별한 고밀 개발 방지를 위해 일반 부지보다 낮은 밀도 기준을 적용받아왔다.

이에 따라 건폐율은 30% 이하, 용적률 상한은 ▷상업지역 500% ▷준주거지역 320% ▷전용주거지역 100% ▷제1종 일반주거지역 120% ▷제2종 160% ▷제3종 200% 등을 적용받아왔다. 개정 조례 핵심은 이처럼 별도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예외 범위를 넓힌 것이다.

앞으로 학교 이적지를 공공·문화체육시설로 개발하면 공공기관 소유 부지뿐 아니라 학교법인 등 민간 소유 부지도 해당 용도지역의 일반 건폐율과 용적률을 적용받을 수 있다.

예컨대 민간 소유 폐교 부지를 지역 도서관·문화시설·생활체육시설로 조성할 경우 학교 이적지에 적용되는 낮은 밀도 기준 대신 일반 도시계획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상 일반 용적률 상한은 ▷제1종 일반주거지역 150% ▷제2종 200% ▷제3종 250% ▷준주거지역 400% 등이다. 기존 학교이적지 전용 상한인 120·160·200·320%와 비교하면 각각 용적률 산정 연면적이 25% 늘어날 수 있는 구조다.

예를 들어 대지면적 1만㎡인 제2종 일반주거지역 학교 이적지는 종전 학교 이적지 용적률 160%를 적용하면 용적률 산정 연면적이 최대 1만6000㎡지만, 일반 상한 200%를 적용하면 최대 2만㎡로 4000㎡ 늘어난다.

조례에서 정의한 학교 이적지는 학교 전체가 이전하거나 폐교가 된 부지뿐만 아니라 학교 기능 축소로 도시계획시설에서 일부 해제된 부지도 포함된다.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역에 필요한 공공용도를 설치하는 경우도 완화 대상에 포함된다. 학교 이전 10년이 지난 부지 역시 일반 건폐율과 용적률 적용 대상이 된다.

반면 공공시설로 활용하지 않거나 조례상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기존처럼 건폐율 30%와 학교 이적지 용적률 상한을 적용받는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서울의 소규모 학교는 2015년 36개교에서 지난해 183개교로 약 5배 증가하고, 학생 수도 2031년 53만명으로 작년 대비 27.8% 줄어 폐교 역시 늘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서울교육청은 올해 3월 폐교·학교이적지를 미래 교육 플랫폼과 권역별 복합 공간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번 조례 개정은 주택공급을 직접 목적으로 한 정책은 아니다. 하지만, 주거시설 건립이 허용되는 부지에 공공시설을 포함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일반 용적률을 적용받는 경우 개발 가능 면적이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된다.

공공시설과 주거시설을 함께 배치하는 일부 복합개발 사업에서는 사업성이 개선되고 주택공급 여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등의 공급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조례 개정으로 폐교와 이전 학교 부지에 지역 여건에 맞는 문화·체육·생활시설을 확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도시형 캠퍼스 등 복합개발을 통해 주택 공급을 함께 늘리는 방안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