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00개씩 발생하는 물류창고 화재…정부, 물류시설 전담TF 구성

6년간 7353건 발생, 27명 사망…피해액 1.4조
다량 적재 상품·복잡한 내부구조에 진화 어려워
쿠팡 인천 물류센터 화재도 60시간 가까이 진행
윤호중 행안부 장관, 현장 찾아 진압 상황 점검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20일 오전 인천 서해구 석남동 화재 현장에서 살수차가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인천=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인천 서해구의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제를 계기로 물류창고 화재가 다시 조명되고 있다. 화재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대형 물류시설의 화재 예방 및 대응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일 소방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에서 총 7353건의 창고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27명이 숨지고, 282명이 다쳤다. 재산 피해는 1조4558억원으로 집계됐다.

물류창고 화재는 매년 1000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1393건 ▷2022년 1434건 ▷2023년 1184건 ▷2024년 1231건 ▷2025년 1352건이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759건의 물류창고 화재가 발생했다.

재산피해는 2021년이 5648억원으로 가장 컸다. 2021년 6월 발생한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영향으로 보인다. 당시 쿠팡은 3000억원대 피해를 입었다. 이후 ▷2022년 1940억원 ▷2023년 1053억원 ▷2024년 739억원 ▷2025년 45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피해액이 급증한 건 대형 물류창고 화재가 연달아 발생한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에는 경기 이천시 부발읍의 한 물류센터에 불이 났고, 11월에는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산업단지 내 이랜드패션 물류센터가 화재로 전소됐다.

시설 유형별로는 일반 창고·물품저장소 화재가 4625건으로 전체의 63%를 차지했다. 인명피해도 일반 창고·물품저장소에 집중됐다. 일반 창고·물품저장소 화재로만 14명이 숨지고 199명이 다쳤다. 재산피해는 1조3409억원으로 전체 피해액의 90%를 넘었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20일 오전 인천 서해구 석남동 화재 현장에서 살수차가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인천=임세준 기자


물류센터는 대량의 상품과 포장재가 적재된 데다, 시설 규모가 크고 내부 구조가 복잡해 화재 발생 시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 18일 화재가 발생한 쿠팡의 인천 물류센터도 비슷한 이유로 사흘째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6시54분쯤 발생한 화재는 60시간을 앞두고 있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이날 교통물류실장 주재로 ‘물류시설 화재 안전 제도개선 TF’ 착수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행정안전부, 소방청, 건설기술연구원을 포함해 건축·소방·방재 분야 민간 전문가와 물류업계가 참여했다.

TF는 물류시설 화재 원인을 분석하고 설계 단계부터 운영·관리까지 현행 물류시설 화재안전관리 제도를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다. 현장 의견을 수렴해 근본적인 개선방안도 마련한다.

한편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후 인천 쿠팡물류센터를 방문해 화재 진압 상황을 점검했다. 윤 장관은 소방청, 경찰청, 인천시청, 국토교통부로부터 기관별 대응 상황을 보고받았다. 건물 붕괴 조짐으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점을 강조하며 관계기관의 철저한 대응을 당부했다.

윤 장관은 인천 신현초등학교에 마련된 대피소도 찾아 피해 주민을 위로하고, 인천시청과 서해구청 공무원들에게 차질 없는 지원을 주문했다. 윤 장관은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상황을 신속하게 정확하게 안내하고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며 “유독가스와 고열 등 위험한 화재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소방대원의 안전도 최우선으로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20일 사흘째 화재가 이어지고 있는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현장을 찾아 소방관계자의 브리핑을 받은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