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엔 148조, 안방엔 공장 25개…초격차 굳히는 TSMC의 질주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기업 TSMC가 대만에 향후 5년간 공장 25개를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최근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힌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가 대만에도 향후 5년간 공장 25개를 추가로 지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은 20일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남부 가오슝 차오터우 지역과 타이난 지역, 서남부 자이 지역, 북부 타오위안 룽탄 지역 등을 공장 신축 부지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의 공장 추가 설립 계획은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과학단지 관리국이 부지 계획안을 이미 확정했다고 전해졌다.

이는 TSMC의 최근 미국 공장 증설에 대해 ‘미국 쏠림’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확충을 강조하는 가운데,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1000억달러(약 148조원)를 추가 투입해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지난 16일 2분기 법인실적설명회에서 미국에 2나노(㎚·10억분의 1m) 이상 최첨단 공정의 웨이퍼 공장 4개 이상과 첨단 패키징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 설명했다.

이에 대만에서는 미국 공장 증설로 인한 ‘실리콘 실드’(반도체 방패)가 약해지고, 대만 기업이 사실상 ‘미국의 TSMC’(ASMC)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대만의 실리콘 실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위치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TSMC는 이에 대만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계획을 전하며 시장을 안정시키려 했다. 웨이저자 회장은 3나노 공정에 대한 시장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대만, 애리조나, 일본에 3나노 웨이퍼 공장을 각각 추가 건설하고, 일부 5나노 장비 라인을 3나노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TSMC의 구마모토 공장 운영 자회사인 JASM은 CMOS 이미지센서(CIS) 생산에, TSMC가 70%의 지분을 보유한 독일 드레스덴 공장의 합작회사 ESMC는 자동차 및 산업용 응용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갔다.

TSMC는 또 완전한 노드 전환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첨단 실리콘 기술인 A14(1.4나노)의 개발 상황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알렸다. 다음해에 시험생산을 시작하고, 오는 2028년께 양산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13(1.3나노)과 A12(1.2나노)는 오는 2029년께 양산될 계획이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다. 선폭이 좁을수록(숫자가 작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