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티솔 OFF’ vs. ‘도파민 ON’ 극과 극
일본 주요 소도시 이용객 2년새 3.9배 늘어
강원도 동해시 묵호도 뚜벅이 여행 성지 떠올라
왕홍체험·디즈니 크루즈 등 이색체험도 인기
![]() |
| 배우 한가인(사진 왼쪽)과 방송인 박명수가 왕홍 체험에 나선 모습. [유튜브·인스타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최근 여행 트렌드가 소도시에서의 휴식을 즐기는 ‘힐링형’과 유명 관광지에서의 ‘이색 체험형’ 두 가지 극단적 유형으로 양분화되고 있다.
20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이 같은 여행 트렌드에 대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낮춰 일상의 긴장을 해소하려는 심리와 ‘도파민’을 자극해 적극적인 즐거움을 찾는 상반된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 분석했다. 연구소는 이를 각각 ‘코르티솔 OFF’ 여행과 ‘도파민 ON’ 여행으로 유형화했다.
먼저 ‘코르티솔 OFF’ 트렌드는 인구 밀도가 낮고 한적한 소도시 여행 선호로 이어지고 있다. 신한카드 이용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일본 주요 소도시의 카드 이용 고객 수는 2024년 1분기 대비 3.9배 증가했다. 특히 대도시 방문객과 비교했을 때 소도시 방문객 중 50~60대 비중이 17.6%p 더 높게 나타났다. 조용한 휴식과 합리적인 물가를 선호하는 중장년층의 수요가 적극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는 빡빡한 일정 대신 바닷가를 거닐거나 ‘멍때리기’, 소품샵 구경 등을 즐기는 유유자적한 ‘뚜벅이 여행’이 대표적인 코르티솔 OFF 사례로 꼽혔다.
특히 강원도 동해시 묵호는 레트로 골목인 ‘논골담길’과 ‘도째비골’의 일출 등이 소셜미디어(SNS)에서 주목받으며 감성 뚜벅이 여행의 성지로 떠올랐다. 신한카드 분석 결과, 2026년 1~5월 묵호 지역 소품샵 이용 건수는 2024년 동기 대비 2113% 폭증했으며, 이 중 2030세대가 74%를 차지했다. 효율적인 동선이나 맛집 대기열에서 벗어나 소박하게 흐르는 시간을 즐기려는 청년층의 소비 형태가 두드러졌다.
반면, 적극적으로 즐거움을 탐색하는 ‘도파민 ON’ 트렌드는 직접 체험하고 몰입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여행의 경우, 화려한 메이크업과 의상으로 중국 인플루언서처럼 꾸며보는 ‘왕홍 체험’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여행 연관 체험 키워드 중 2024년 대비 2026년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새롭게 6위에 진입했다. 실제 중국 내 신한카드 결제 고객 중 여성 비중 역시 2024년 37.8%에서 2026년 43.0%로 상승했다.
일상에서 벗어나 특정 테마에 완전히 몰입하는 ‘극단적 도파민 경험’ 추구 경향도 강해졌다. 테마형 크루즈인 ‘디즈니 크루즈’의 소셜 언급량은 2024년 대비 2026년 657% 증가했으며, 지중해·알래스카·불꽃 크루즈 등의 인기도 함께 높아졌다.
이러한 ‘도파민 ON’ 트렌드는 개인을 넘어 가족 단위로도 확산하는 추세다.
16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촬영지 ‘영월’과 ‘떡집’ 열풍의 중심지 ‘공주’의 지난 1년간 소셜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 ‘부모님’, ‘모시고 가다’ 등의 키워드가 동시 등장했다.
이러한 흐름은 실제 결제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2026년 1~5월 기준 전체 방문객 중 60대 이상 비중은 영월 24.5%, 공주 20.8%로 나타나, 트렌디한 인기 여행지를 부모님과 함께 찾아 즐거움을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여행이 일상적인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으면서, 조용한 휴식을 찾는 수요와 적극적인 체험을 즐기는 수요가 동시에 뚜렷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한카드만의 데이터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다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파 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