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협력모델 구축, AI산업 해외진출 ↑
대미통상 대응·WTO 개혁 개발 등 속도
정부가 공적개발원조(ODA)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새로운 개발협력 모델을 도입한다. 개도국에 도로와 병원, 상하수도 등 사회기반시설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 솔루션과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까지 함께 구축하는 ‘K-AI 패키지’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동시에 국내 AI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기반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발 통상 리스크 관리와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신통상규범 대응, 방글라데시와의 자유무역 확대도 함께 추진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271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유상 공적개발원조(ODA) 중심 K-AI 패키지 추진전략’을 확정했다.
정부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추진하는 인프라 사업에 AI 솔루션과 AI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등을 결합한 새로운 개발협력 모델을 구축해 AI 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개발협력의 효과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K-AI 패키지는 기존 ODA 사업을 AI 기반으로 고도화한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수자원, 보건, 에너지, 교통, 농업, 문화, 교육 등 7개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형 AI 시그니처 사업모델을 마련해 수원국에 제안하고, 각 국가가 필요한 사업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에는 국내 AI 기술과 부품을 최대한 활용해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수출 확대를 뒷받침한다.
패키지는 AI 솔루션,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를 하나로 묶어 지원하는 방식이다. 상수도·병원·발전소 등 EDCF 인프라 사업에 맞춤형 AI 솔루션을 접목하고, 이를 운영할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국가별 전력 여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BESS) 등 전력 공급시설도 함께 지원한다. 정부는 국내 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개도국이 바우처 방식으로 활용하거나 권역별 AI 데이터센터를 공동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사업 발굴 단계부터는 한국수출입은행 EDCF 현지사무소와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다자개발은행(MDB) 신탁기금 등을 연계해 AI 사업 수요를 발굴하고, 협조융자와 개발금융 등 다양한 금융수단을 결합한 복합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또 국내에 글로벌 AI 허브를 조성해 국제기구와 MDB, 민간기업 간 협력 거점으로 활용하고, 개도국 공무원과 청년을 대상으로 AI 교육훈련도 확대해 우리 기술과 솔루션의 해외 확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수원국별 사업 수요를 발굴해 K-AI 패키지를 제안하고 사업화를 추진하는 한편,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AI 사업 정보를 제공하고 사업 참여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의 무역법 제301조 조사와 관세·비관세 조치 후속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정부는 과잉생산과 강제노동 등을 이유로 추진 중인 미국 측 통상조치와 관련해 미측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며 대미 통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또 최근 시행된 한미전략투자 특별법과 한미전략투자공사 등 전략투자 추진체계를 바탕으로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상업적 합리성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후속 절차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WTO 개혁과 개발을 위한 투자원활화협정(IFDA)의 조기 발효, 전자적 전송물 무관세 관행 유지 등 주요 통상 현안에도 주도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아울러 주요국의 기후변화 대응조치가 새로운 보호무역 장벽으로 떠오르는 데 대응해 그린경제협정(GEPA) 등 신통상규범 논의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리 녹색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통상질서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세계 8위 인구를 보유한 방글라데시와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타결도 추진한다. 정부는 높은 성장잠재력을 가진 방글라데시를 서남아 시장 진출의 전략적 거점으로 육성하고, CEPA를 통해 섬유·의류 중심의 협력을 인프라와 제조업, 디지털, 에너지 등으로 확대해 양국 간 경제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상외교를 통해 구축한 경제협력 기반을 적극 활용하고 경제 분야 양해각서(MOU) 이행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며 “대외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과 협력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