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재개땐 9월 4일까지 연장
협력사 이탈에 잔존사업 M&A 불투명
파산 수순을 밟던 홈플러스가 회생에 필요한 최소 자금인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확보하며 회생의 불씨를 살렸다. 다만 영업 정상화나 인수·합병(M&A)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를 제기할 예정이다. 즉시항고가 법원에서 수용되면 재판부는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 이 경우 회생 절차 기한은 9월 4일까지 연장된다. 임시휴업에 들어간 대형마트는 회생절차 연장 결정이 나면 협력업체들과의 협의를 거쳐 영업 재개 일정을 수립할 예정이다.
홈플러스가 즉시항고에 필요했던 것은 2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이었다. 하지만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1000억원의 DIP 대출금을 에스크로에 예치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나머지 1000억원을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MBK는 추가 자금 투입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대치가 이어졌다.
그러나 20일로 예정된 즉시항고 시한을 앞두고 가까스로 합의점을 찾았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2000억원에 대한 보증을 설 경우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원의 DIP 대출을 제공하기로 하면서다. 노조도 37개 점포 폐점 과정에서 회사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협조하기로 했다.
법원이 회생절차를 재개할 경우 홈플러스는 2000억원을 활용해 매장 운영을 재개하고 핵심 점포 위주로 흑자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MBK도 홈플러스 운영을 정상화하고 대형마트 등 잔존 사업 부문 M&A(인수·합병)를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홈플러스가 영업을 정상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홈플러스의 공익채권은 약 9300억원이다. 상당수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협력업체 납품 대금이다. 2000억원 가운데 상당 부분이 공익채권 변제에 투입될 경우 자금 여력은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매장 휴업 장기화, 인력 부족에 따른 실질적인 어려움도 있다. 홈플러스 일반노조에 따르면 지난 3일 법원의 회생폐지 결정 이후 1200여명의 노동자와 700여곳의 입점업체 및 소상공인들이 홈플러스를 떠났다. 납품 재개도 쉽지 않다. 홈플러스 납품 중소 협력사들의 미정산금은 평균 7억7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산을 통한 신뢰 회복 후 납품 재개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잔존 사업부문에 대한 M&A도 전망은 불투명하다. 대형마트 업황 부진을 고려했을 때 인수자 찾기에 난항이 예상된다. 슈퍼마켓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따로 떼서 분리 매각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법원이 즉시항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홈플러스는 곧바로 파산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대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