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골공원서 턱걸이하다 징역형 받은 20대…“국가문화유산 손상”

지난해 8월 27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 바둑, 장기 등 오락행위, 흡연, 음주가무, 상거래 행위 등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설치돼 있는 모습 [뉴시스]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술에 취해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담벼락에 매달려 턱걸이를 하다 기왓장을 깨뜨린 2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이영선)는 지난 3일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 18일 술에 취한 상태로 탑골공원을 찾았다가 일행들에게 턱걸이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담벼락에 양손으로 매달렸다. 이 과정에서 담벼락의 숫기와 서너 장이 한꺼번에 떨어져 부서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결국 바닥으로 떨어진 채 경찰에 적발됐고, 문화유산 보존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탑골공원은 국내 최초의 근대식 공원으로, 1991년 사적 제354호로 지정된 국가문화유산이다.

종로구청 측은 A씨에게 담벼락 원상복구용 공사비 80여만 원을 청구해 받아냈고 복구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국가지정문화유산은 우리 역사와 전통의 산물로서 문화의 고유성, 겨레의 정체성 및 국민생활의 변화를 나타내는 문화적 유산이므로 원형으로 보존·계승해야 한다”면서 “피고인은 술에 취해 경솔하게 국가지정문화유산을 손상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점, 훼손 범위가 크지 않은 점, 행정청의 명령에 따라 손상 부분을 원상복구한 점 등을 고려했다.

이번 판결은 A씨가 항소하지 않으면서 그대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