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멘토’의 창업 학원…알고 보니 ‘무등록’ [사기공화국의 민낯]

학원 등록 않고 강의…과정 당 수강료 220만원
단속 피하려 ‘동호회’ 위장…수강생 수백명 피해


무등록 학원 시설에서 A 교수의 외식업 관련 강의가 진행되는 모습. [독자 제공]


예비 외식업 창업자들의 멘토를 자처하던 인물이 서울 강남 일대에서 ‘무등록 학원’을 운영했단 의혹을 받고 있다. 교육청이 이 의혹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고 검찰에 넘겨졌지만 학원 운영은 그치지 않았다.

2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조사했고 피의사실이 인정된다고 보고 지난 5월 말 검찰로 사건을 넘겼다. 하지만 A씨는 학원 수업을 이어갔고 최근 같은 혐의로 다시 경찰에 고발됐다.

A씨는 한 사이버대학에서 외식경영 관련 학과 교수로 재직한 인물이다. 언론 등에 외식업 창업 전문가로 소개되며 여러 책을 쓰고 강연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최소 2023년부터 자기 학원을 운영했다. 학원법에 따르면 학원을 운영하려면 관할 교육청 교육감에게 ▷설립자의 인적 사항 ▷교습 과정 ▷강사 명단 ▷교습비 ▷시설ㆍ설비 등 내용을 제출해 등록해야 한다. A씨는 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지난 3월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현장 단속에 나서 부적절한 운영 행태를 적발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50인 이상 수업을 듣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교육 과정도 1년 이상 지속되는 것을 확인해 경찰에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현장 단속 당시 A씨는 시설 폐쇄 처분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원법상 ▷수강생 10명 이상 ▷1개월 이상의 교육 과정 등을 충족하면 학원으로 분류된다. A씨는 학원으로 등록하지 않고도 수강생 50명 이상을 모집해 1년 이상의 과정으로 외식업 관련 교육을 해왔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A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전후사정을 조사한 경찰은 지난 5월 말 기소 의견으로 A씨를 송치했다.

이런 처지에서도 A씨는 자기 학원을 계속 운영했다. 한 수강생은 이 사실을 알고 그를 추가로 경찰에 고발했다. 고발에 나선 수강생은 고발장에 “A씨는 학원업의 실질을 은폐하기 위해 학원을 다른 이름의 동호회로 위장하고 강남 모처를 임차해 100여명의 수강생에게 전과 같이 교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적었다.

A씨는 6월 말 자기 학원에 대한 세무서 현장 조사가 예고되자야 비로소 수업 중단을 알렸다고 한다. 고발인에 따르면 A씨는 ‘우선 강의를 중단하고 8월부터 재개하겠다’는 취지로 공지했다. 이 학원의 수강료는 한 과정당 최고 22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A 교수 측은 “악의적 의도가 있는 고발”이라는 입장만 내놓았다. 헤럴드경제는 A 교수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 등 여러 차례 연락을 했지만, A 교수는 끝내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수서경찰서는 향후 A 교수에 대한 조사 일정을 조율하는 등 A 교수의 학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