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장벽 높이기만으론 부족…“LP 막판 집중 매매 분산해야” [계륵 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추가대책론 확산
  예탁금 상향·거래단위 제한 효과 ‘미흡’
  LP 헤지거래 분산, 별도 VI 도입 등 거론
  레버리지 2→1.5배, 투자대상 확대 주장도
“상장폐지는 시장 충격 커” 정부·업계 신중


코스피지수가 20일 전장보다 3%가량 하락(오전 11시 현재)해 6600선을 방어하는 데도 버거운 모습이다.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주범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지목된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이 금융 상품에 대해 어떤 추가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 주요 지수가 표시돼 있는 모습. 윤창빈 기자



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높이고 거래단위를 20주로 제한하는 등 규제책을 내놨지만, 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투자 진입장벽을 높이는 등 부작용을 완화하는 데엔 일부 도움은 되겠지만, 변동성의 구조적 원인을 해소하기엔 효과가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선 해당 상품 거래가 급증하면 일시 거래를 중단하는 별도의 변동성 완화장치(VI)를 도입하거나, 현재 2배인 레버리지 배수를 1.5배로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특히, 장 마감 직전에 집중되는 유동성공급자(LP)의 기초자산 매매를 장중으로 분산해 종가 무렵의 시장 충격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종가 무렵 변동성을 줄이려는 방안으로 유동성공급자(LP)의 헤지 거래 방식 개선이 거론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전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 “괴리율을 최소화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괴리율을 맞추기 위한 매도 부담을 적정화할 방법도 함께 논의할 수 있다”며 “이 상품이 특정 시기와 시간대의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이 같은 대책을 시사했다.

현재 LP는 ETF와 순자산가치(NAV) 간 괴리율을 맞추기 위해 장 마감 전 30분 동안 기초자산을 집중적으로 매매한다. 이 거래를 보다 넓은 시간대로 분산하면 종가 부근의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

정치권도 후속 대책 마련에 관심을 쏟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날 국회에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측과 만나 올해 하반기 당정이 함께 추진할 국정과제를 점검했다. 이번 당정 협의회에선 급격한 주가 변동의 주원인으로 지적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관한 논의도 이뤄졌다.

앞서 정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와 관련,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조정하고, 매매 수량도 20주 단위로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책을 발표했다. 증권사 괴리율 관리의무 기준을 현행 3%에서 2%로 강화하고 투자 의무 교육시간도 기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릴 방침이다.

업계는 이 같은 대책이 일정 부분 효과는 있겠지만 한계도 뚜렷하다는 반응이다. 예탁금 상향으로 신규 개인투자자의 진입이 줄고 거래단위 확대에 따라 회전율도 낮아질 수 있지만, 실질적인 변동성 완화 효과는 미비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 투자자들이 이미 상당수 시장에 참가하고 있는 데다, 거래량 감소가 곧바로 가격 변동성 축소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액 투자자의 신규 진입은 줄일 수 있겠지만 이미 형성된 거래 규모를 고려하면 변동성 완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LP 헤지 거래 방식 개선은 물론 상품 구조와 시장 운영 방식을 함께 손질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증시 변동성의 “주범은 아니지만 종범”이라며,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자금이 과도하게 몰린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기초주식 거래대금 대비 레버리지 ETF 거래 비중이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해당 ETF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별도의 변동성 완화장치(VI)를 도입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상품 자체의 위험도를 낮추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 2배인 레버리지 배수를 1.5배로 낮추면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이는 레버리지 상품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해외 시장으로 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수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시장에서는 자금 쏠림을 분산하는 방향의 대책이 보다 근본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돼 있는데, 현대차와 네이버, 주요 금융주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대상을 확대하면 특정 종목에 집중되는 수급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하나의 ETF에 편입하는 혼합형 상품 도입, 유동성공급자의 리밸런싱 관리 강화, 운용사의 시장관리 책임 확대 등도 현실적인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시행 이후 효과를 점검하는 동시에 변동성 완화장치 도입, 레버리지 배수 조정, 투자 대상 종목 확대, LP 관리 강화 등 보다 근본적인 보완책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 제시되는 상장폐지론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나온다. 시장에서 이미 거래되고 있는 상품을 폐지할 경우 파생될 부작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실장도 “이미 도입된 상품이고 투자자 자금도 10조원 이상 들어가 있는 만큼 상장 폐지는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어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홍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