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DB하이텍 등 순매수
반도체 투심 악화 아닌 선별 과정
![]() |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에서 반도체 밸류체인 종목을 집중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순매도한 것과 엇갈린 행보이다. 반도체 업종 내에서도 종목별 펀더멘털과 성장성을 따져 선별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7월 1~16일 기준)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6조9996억원, 삼성전자를 6조6697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순매도 종목 1, 2위를 차지했다. 순매수 상위에는 LG이노텍(7852억원), 한미반도체(3641억원), 현대차(3108억원), DB하이텍(3009억원), 리노공업(2442억원) 등이 차지했다.
투자업계는 외국인 매수세가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장비·테스트·전력반도체·기판 등 AI 수혜가 기대되는 다양한 밸류체인으로 확산 중이라고 분석했다.
한미반도체는 AI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4용 열압착(TC) 본더 수요 확대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HBM4용 TC본더 수주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고 북미 고객사 출하도 확대되면서 올해 매출 8196억원, 영업이익 382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했다.
DB하이텍은 AI 서버 확대로 늘어나는 전력관리칩(PMIC) 수요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자동차·산업용 반도체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AI 서버용 PMIC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TSMC와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들은 8인치 생산능력을 축소하고 12인치 첨단 공정에 집중하고 있다.
리노공업은 AI 반도체 성능 검증에 쓰이는 테스트소켓(Test Socket) 수요 확대의 수혜가 기대된다. LS증권은 비메모리 반도체 연구개발(R&D) 확대를 반영해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679억원에서 702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LG이노텍은 AI 서버용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기판 사업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증권가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2배 증가한 2448억원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를 36%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종목의 성장 전망을 뒷받침하는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도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는 2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연간 설비투자(CAPEX) 계획도 기존 560억달러에서 600억~640억달러로 확대하며 AI 투자 기조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ASML도 AI 투자 확대를 근거로 연간 매출 전망을 기존보다 상향한 430억~450억유로로 제시했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AI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TSMC의 CAPEX 확대와 ASML의 투자 계획은 AI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송하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