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악마’ 입은 완전체 BTS  지구촌 최대 축제 피날레 장식 [스페인, 16년만에 월드컵 우승]

월드컵 첫 하프타임쇼 헤드라이너 공연
‘K-팝’ 글로벌 무대 주역 자리매김 입증
27분 하프타임, 경기지연에 일부선 비난
BTS가 2026 월드컵 결승전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경기 하프타임 쇼에서 공연하고 있다. [AP]

녹색 잔디 위로 붉게 깔린 무대로 막내 정국이 등장하며 글로벌 메가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의 첫 소절을 시작하자 엄청난 함성이 쏟아졌다. 축구와 음악이 결합한 역사상 가장 거대한 쇼타임을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장식했다.

방탄소년단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에서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슈퍼볼 스타일’ 하프타임 쇼의 공동 헤드라이너로 출격했다. 마돈나, 샤키라, 저스틴 비버 등 당대 최고의 팝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무대였다.

이날 하프타임 쇼의 총괄 큐레이션과 연출은 방탄소년단과 두터운 음악적 유대를 이어온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의 보컬 크리스 마틴이 맡았다. 기획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하프타임쇼에서 마틴은 국경과 세대, 음악의 장르를 초월한 인류의 화합과 공존이라는 메시지를 무대 위에 구현했다.

세계적 스타들과 ‘공동 헤드라이너’로 선 무대에서 방탄소년단은 마돈나에 이어 두 번째로 등장했다. 멤버들은 대한민국 축구의 상징인 붉은 악마를 포인트로 삼은 의상을 입고 무대를 꾸몄다.

방탄소년단이 선택한 곡은 팬데믹 시기 전 세계를 열광케 한 메가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였다. 파워풀한 군무와 흔들림 없는 라이브는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축구팬들과 전 세계 10억 명 안팎의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일곱 멤버는 원곡을 ‘킥 더 볼/ 어 게임 오브 풋볼(kick the ball / a game of football)’이라며 축구 관련 가사로 개사해 월드컵 결승전의 의미를 살렸다.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하프타임쇼에 방탄소년단이 완전체로 선 것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앞서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정국이 단독으로 개막식 무대를 장식한 데 이어, 이번엔 멤버 전원이 지구상 가장 큰 스포츠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했기 때문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방탄소년단의 이번 무대에 대해 K-팝이 글로벌 주류 팝 영토의 완벽한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는 기념비적 이벤트라고 평가한다.

방탄소년단은 소속사 빅히트 뮤직을 통해 “월드컵 결승전 첫 하프타임 쇼에 서게 돼 영광이다. 멋진 아티스트, 아이들과 함께 사랑을 외치며 좋은 취지의 공연을 해 기쁘고 마치 꿈을 꾼 기분”이라며 “전 세계 아미(ARMY, 팬덤명)의 영향력 덕분에 이 무대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하프타임쇼는 팝과 라틴, K-팝은 물론 R&B와 아프로비츠 등 전 세계 음악 시장의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융복합’의 무대였다. K-팝의 상징인 방탄소년단과 팝스타 마돈나와 저스틴 비버, 라틴팝의 여왕 샤키라와 나이지리아 출신의 아프로비츠 가수 버나 보이 등이 함께하면서다. 여기에 베네수엘라 출신의 지휘 거장 구스타보 두다멜 LA필하모닉 음악감독이 뉴욕 기반의 PS22 합창단까지 하프타임쇼를 꾸미며 ‘음악적 성찬’을 꾸몄다.

하프타임 쇼는 무사히 마무리됐지만, 사상 초유의 ‘경기 지연’에 대한 논쟁은 피할 수 없었다.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해 도입된 이번 하프타임 쇼는 애초 12분이 배정됐지만, 대규모 무대 장치의 설치 및 철거 등으로 27분까지 늘어났다.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규정한 기존 하프타임 시간(15분)보다 두배 가까이 긴 셈이다. 이에 결승전이라는 극한의 긴장감 속에서 뛰던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급증하고, 치열했던 전반전의 전술적 흐름과 경기의 박진감이 끊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고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