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붙이기 없이 파노라마처럼”…포스텍, 광음향·초음파 통합 영상 시스템 개발

- POSTECH·지멘스 헬시니어스 공동연구 성과


김철홍 POSTECH 교수.[POSTECH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IT융합학과·기계공학과·융합대학원 김철홍 교수 연구팀이 지멘스 헬시니어스 초음파 프로브 연구팀과 함께 손과 발처럼 넓은 부위를 한 번에 찍을 수 있는 3차원 광음향·초음파 통합 영상 시스템을 개발했다.

‘광음향·초음파’ 융합 영상은 몸속 구조와 혈관 상태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진단 기술이다. 혈관에서 나오는 미세한 소리를 잡아내는 ‘광음향’ 기술과 소리를 쏘아 반사되는 신호로 몸속 구조를 그려내는 ‘초음파’ 기술을 합친 것이다. 문제는 촬영 부위가 넓어질수록 장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비싸지고 복잡해진다. 결국 여러 번 나눠 찍은 다음 이어 붙여야 했고, 영상 왜곡을 피하기 힘들었다.

연구팀은 소자를 일부 구간씩 순서대로 빠르게 켰다가 끄는 ‘디지털 멀티플렉싱(Digital Multiplexing)’ 기술을 개발했다. 768개나 되는 소자가 달린 센서를 쓰면서도 파도타기 순서와 타이밍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반도체 칩 ‘FPGA’ 덕분에 영상 선명도와 해상도는 유지하면서 한 번에 못 찍던 부위를, 이어 붙이지 않고 한 번의 스캔으로 찍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디지털 멀티플렉싱 기반 확장형 3차원 광음향·초음파 영상 시스템 아키텍처와 이를 활용한 인체 말초 부위(손·발)의 대면적 고해상도 혈관 영상화 및 산소포화도 측정 개념도와 결과 이미지.[POSTECH 제공]


이 기술로 연구팀은 손바닥, 손등, 팔뚝, 발 등을 단 한 번의 스캔으로 촬영했고, 미세한 혈관들이 3차원 입체 지도처럼 선명하게 드러났다. 기존 손에 들고 쓰는 초음파 탐촉자(probe)는 소자가 128~192개 정도 붙어 있어 한 번에 찍을 수 있는 폭이 약 38mm에 불과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768개 소자가 붙은 탐촉자를 활용해 한 번에 찍을 수 있는 폭을 154mm까지 넓혔다. 또한 여러 색 빛을 쏘아 혈액 산소 농도를 수치로 계산하고, 병원에서 쓰는 산소포화도 측정기 측정값과 비교해 정확도도 검증했다.

지금까지는 부위를 나눠 찍고 이어 붙이며 어느 정도 오차를 감수해야 했지만, 이 기술이 실제 도입된다면 단 한 번의 스캔만으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특히 혈액 순환 상태를 세밀하게 살펴야 하는 당뇨 환자나, 화상이나 상처 부위 혈류 회복 상태를 추적해야 하는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철홍 교수는 “말초혈관 질환, 당뇨발 등 광범위한 부위의 혈류 흐름과 조직의 기능적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야 하는 대사성·혈관성 질환의 조기 진단 및 예후 관리에 핵심 진단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면서 “향후 실용화를 위해 다양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유효성 검증과 실시간 영상 처리 속도 최적화 연구를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 ‘레이저 앤 포토닉스 리뷰’에 8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