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수사·주택공급 등 정책목표 충돌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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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국군방첩사령부. [방첩사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국방부 조사본부가 안보수사 기능 인계를 앞두고 기존 국군방첩사령부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효율 측면에선 합리성이 있지만 방첩사 해체의 상징성과 권한 분산 개혁 취지가 상당 부분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 조사본부는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기존 방첩사 건물과 시설도 그대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사이버·디지털 포렌식 인프라, 보안시설, 서버·자료실 등 방첩 수사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해 장비 재구축과 보안 인증 재취득에 드는 초기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곧바로 실무에 임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방첩사가 보유한 방대한 안보수사·과학수사 자료를 조사본부가 넘겨받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기존 부지와 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자료 이관·보관·검색 과정에서의 보안 리스크와 행정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실무적 명분에도 불구하고, 방첩사 본부 건물과 부지를 그대로 사용하는 결정은 정부와 민관군 자문위가 내세웠던 ‘군 핵심 권력기관 해체와 권한 분산’이라는 개혁 목표와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방첩사 해체와 함께 안보수사·방첩·보안 기능을 국방부 조사본부, 국방방첩본부(가칭), 국방보안지원단 등 서로 다른 기관으로 분산해 군 정보·수사 권한의 비대화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안보수사 기능을 넘겨받은 조사본부가 과천 방첩사 본부 건물에 그대로 남게 될 경우 새로 신설되는 국방방첩본부와 같은 건물·부지에서 ‘옛 방첩사 체제의 계승 조직’들이 함께 근무하는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물리적 공간과 상징이 거의 유지되는 만큼 정치개입 논란 끝에 추진된 방첩사 ‘해체·분산’ 개혁의 상징성은 대중에게 상당 부분 반감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방첩사 해체 후에도 조사본부 등이 부지 일부를 계속 사용하면 향후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과 국방부의 부지 활용 사이에서 세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1월에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통해 과천 방첩사 부지(28만㎡)와 인근 렛츠런파크 경마장(115만㎡)을 이전·통합 개발해 98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군 안보수사 기능의 안정적 운영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라는 두 정책 목표가 같은 공간에서 충돌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군 시설 활용을 허용하고, 어떤 시점에 주택공급 계획을 본격화할지에 대한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