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포인트 당 1원” 李대통령 주문에 카드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쓸 수 있을까

카드 포인트 지역화폐 전환 제도화 논의 착수
비현금성 포인트 환산·연동시스템 등 과제 남아

[뉴시스 제공]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카드 포인트 지역화폐 전환’ 주문 이후 관계부처가 본격적인 제도화 논의에 착수했다. 연동 시스템 구축과 정산 비율 산정, 예산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실제 제도화까지는 상당한 준비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들은 포인트의 지역화폐 전환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NH농협카드가 2023년부터, KB국민카드가 지난달 22일부터 대행사 코나아이와 협력해 ‘1포인트당 1원’ 비율로 전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특히 KB국민카드는 ‘천안사랑카드’, ‘경주페이’ 등 전국 18개 지방자치단체에 앱에서 자사 통합 포인트인 ‘KB포인트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전환 비율은 1포인트리당 1원으로, 월 최대 10포인트리까지 자유롭게 전환 가능하다. 지난 13일부터는 ‘인천e음’에도 전환 기능을 추가한 데 이어, 하반기 중 적용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다른 카드사들 역시 서비스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번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물꼬를 텄다.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카드 결제나 쇼핑 멤버십 가입 등을 하면 적립되는 포인트 중 사용되지 않고 숨어있는 것이 수십조원에 이른다”며 “이런 각종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 좋겠다”고 한 발언이 촉매제가 됐다.

이에따라 정부는 국무조정실을 필두로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금융위는 지난 2일 여신금융협회 및 카드사들과 간담회를 열어 포인트 통합조회 시스템 활용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다만 이미 카드사에서는 현금 입금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포인트의 지역화폐 전환을 위해서는 각 카드사와 지역화폐사간 연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 10일 열린 관계부처 및 업계 회의에서는 쇼핑·항공 등 다양한 포인트를 포괄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추후 카드 포인트 전환의 쟁점은 ‘환금성이 제한되는 다른 멤버십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역화폐 전환 서비스를 운영 중인 카드사의 경우 1포인트당 1원으로 계산하고 있지만, 현금화가 안되는 비금융사 포인트나 마일리지는 어떻게 환산할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해 보인다. 자사 포인트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 온 유통업계의 반대도 남은 과제다.

실효성 논란과 인센티브 지급 문제도 제기된다. 소비자가 직접 충전한 멤버십 포인트를 다시 지역화폐로 바꾸는 것은 정책적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카드 포인트의 단순 현금화 대신 ‘지역화폐 전환’을 유도하려면, 기존 지역사랑상품권처럼 추가 할인이나 캐시백 같은 확실한 인센티브가 결합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추후 운용 시스템과 환산 비율 등이 다른 각종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전환하려면 연동 시스템과 관리 주체, 예산 등 상당한 검토와 준비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6월 기준 미사용 신용카드 포인트는 2조9000억 수준이다. 쇼핑·통신사·항공사 등 다른 멤버십 포인트·마일리지를 포괄하면 수십조원이 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카드포인트 지역화폐 전환 등을 통한 지방 소비 촉진 등의 내용을 담은 지방주도성장 강화를 6대 과제 중 하나로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