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주 ‘출렁’·중동정세까지 격화…코스피, 이번주 향방은? [투자360]

전 거래일 ‘칠천피’ 무너져 마감
삼전닉스 전고점 대비 30% 넘게 빠져
“AI수요 견조, 반발매수 기대 요인”


코스피가 미국 증시 약세와 중동 정세 불안의 영향으로 하락 출발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움에 주요 지수가 표시돼 있다.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20일 코스피는 지난주 말 반도체주 하락에 따른 미국 증시 약세와 악화한 중동 정세 영향에 부담을 안고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인 지난 16일 코스피는 6820.60에 장을 마치며, 다시 ‘칠천피’(코스피 7000)가 무너졌다.

지수는 전장보다 323.91포인트(4.45%) 내린 6960.50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해 결국 463.81포인트(6.37%) 내린 6820.60에 장을 마감했다. 장 중 한 때 6730.87까지 밀리기도 했다.

급락장에 오전 9시10분께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되기도 했다. 올해 들어 37번째 코스피 사이드카 발동이다.

삼성전자(-8.77%)와 SK하이닉스(-11.53%) 등 국내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관련 종목이 폭락한 영향이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8.02%)과 샌디스크(-8.12%) 등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데이터센터 개발·운영 업체 크루소의 와이오밍주 데이터센터 건설 연기, 뉴욕주 데이터센터 건설 1년 유예 등 관련 사업 취소 및 지연이 확대 양상을 보인다는 모건스탠리 보고서가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반도체 고점 논란에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시장은 이러한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에 장 중 반도체 기업 TSMC가 2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공개했지만 얼어붙은 반도체 투심을 회복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37.59포인트(4.53%) 하락한 791.8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오전 10시 20분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해 들어 22번째 코스닥 사이드카 발동이다.

이 같은 약세는 뉴욕 증시로도 이어져 16일은 물론, 제헌절로 한국 증시가 휴장했던 17일에도 3대 주가 지수가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이틀 동안 2.85% 내렸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문샷AI가 무료로 공개한 최신 AI 모델 ‘키미 K3’가 강력한 성능을 보이며 오픈AI나 앤트로픽의 상위 모델과 간극을 좁혔다고 한 점도 관련주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지난주 목요일 한국 증시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심 악화로 6.37% 급락했으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두 종목 만으로도 코스피 하락 폭의 약 333포인트 기여했다”고 짚었다.

그는 “이후 미국 증시에서도 목요일(16일)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고, 금요일(17일)에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장중 반등을 시도했지만 옵션 만기일을 앞둔 헤지 포지션 조정과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 폭을 반납하거나 하락 전환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이날 국내 증시에도 이어져 코스피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한국 증시 투심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의 약세가 지속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상장지수펀드(ETF)는 16일 4.82% 급락한 데 이어 17일에는 0.50% 하락했고 MSCI 신흥 지수 ETF도 16일과 17일 2.10%와 1.40%씩 내렸다.

코스피200 야간선물도 전 거래일 4.31% 하락했다.

국제 유가도 주말 사이 급등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85달러대까지 올랐다.

불안한 중동 정세 속에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재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 탓이다. 최근 요르단 기지에서 발생한 미군 3명이 사망하거나 실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측의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주들의 급락 역시 변수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고점 대비 최대 낙폭(MDD)이 -34%에 달했고, SK하이닉스는 -43.82%를 기록했다. 키옥시아 홀딩스(-53.76%), 마이크론테크놀로지(-35.93%), 엔비디아(-19.75%), TSMC(-19.41%) 모두 낙폭이 큰 상황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코스피는 휴장 기간 미국과 일본 반도체주 약세, 미국과 이란 지정학적 갈등, 알파벳과 인텔, 테슬라 등 미국 빅테크 실적, 현대차와 두산에너빌리티, KB금융 등 국내 주요 기업 실적,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 발표 이후 관련 수급 변화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하방 지지력 테스트 구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부터 시작하는 AI 업체의 실적 시즌은 AI 수요의 지속성과 반도체주의 디레버리징(차입 상환·축소) 및 디레이팅(저평가) 국면 탈출 여부를 동시에 점검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면서 주간 코스피 등락 범위를 6300∼7300으로 제시했다.

최근 반도체주가 급락한 만큼 저가 매수세 유입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81배로 역사적 밸류에이션 저점권 도달했다”면서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 대비 선제적으로 조정 국면에 진입한 만큼 저점 통과도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