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한전·가스공사 사장 출신 정승일·박성택 전 차관 출신 영입
복잡한 인허가·전력망 관련 부처와 소통창구 역할로 대거 영입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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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통합광주 광산구 송정동 군 공항 일원. [연합]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호남에 800조원을 들여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한 삼성과 SK가 에너지 관련 관료 전현직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력계통영향평가 등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하는 과정에서 전현직 관료들의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과거 고위 공직자 출신을 고문이나 사외이사로 영입했던 행태와 달리 중간 관료들인 과장급을 중심으로 대거 영입하고 있다는 것이 관가의 전언이다.
19일 관가에 따르면 2023년 3월 한회에너지 전무로 이직한 송용식 전 산업통상자원부(현 산업부) 혁신행정담당관(과장)이 최근 삼성전자로 출근하고 있다.
행정고시 50회 출신인 송 전 과장은 당시 산업부 동기 중 제일 먼저 과장에 발탁되는 등 ‘에이스’로 꼽힌다. 송 전 과장은 한화에너지로 이직한 후 인정을 받아 한화솔루션 에너지정책실 전무로 옮겼으나 최근 삼성전자로 스카웃됐다.
또 삼성전자에서 송 전 과장과 호흡을 맞출 과장급을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담당에서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간으로 이직을 희망하는 공직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분위기다.
산업부 공직자들이 삼성전자로 이직한 사례는 2023년 말 당시 석유산업과 소속이었던 임미정 서기관이 부장급으로, 2022년 당시 권혁우 석유산업과장이 상무급으로 각각 옮겼다. 권 전 과장은 지난해 부사장급으로 승진한 상태다.
SK는 앞서 지난달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두 곳 사장을 지낸 에너지분야 최고 관료로 꼽히는 정승일 전 산업부 차관을 SK(주) 사장으로 영입했다. 행시 33회인 정 전 차관은 반도체전기과장, 자유무역협정관, 에너지산업정책관, 에너지자원실장, 무역투자실장 등 산업과 에너지, 통상 분야를 섭렵한 보기 드문 경력을 바탕으로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 초대 산업부 장관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중국 사업 컨트롤타워인 SK차이나 사장에 박성택 전 산업부 차관을 올 초 스카웃했다. 박 전 차관은 행시 39회 출신으로 산업부 전력산업과장, 에너지정책관, 산업정책관, 무역안보정책관,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 등을 두루 거친 엘리트 오브 엘리트로 꼽힌다.
지난해 8월 당시 박성준 무역안보정책과장도 SK텔레콤 Comm센터 담당으로 영입됐다. 박 전 과장의 영입은 SK텔레콤을 넘어 SK그룹 전반의 사업 환경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 관가의 해석이다. SK텔레콤이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AI 데이터센터(AIDC)와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사업은 무역안보, 수출 통제, 공급망 이슈 등 산업부 소관 정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세종 관가 한 관계자는 “부처의 인사 적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공직자와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 최근 영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부분 민간에서 이직 오퍼만 오길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과장들은 앞서 삼전닉스에 영입된 선배들을 만나 본인들을 데리고 가달라고 부탁한다는 우스운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