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금지·16~17세는 심야통금”…정부 나선 SNS 단속도 불안하다면 해법은 ‘5가지’

지난해 호주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한 것을 시작으로 미성년자의 SNS 사용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게티 이미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호주를 시작으로 프랑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인도네시아, 영국 등이 연달아 칼을 빼 들었다. 그리스도 2027년부터 시행 대기 중이다. 미성년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SNS에서 인기인 ‘챌린지(특정 행동을 하는 모습을 촬영해 SNS에 올리는 것)’를 무분별하게 따라 하다 사망에 이르는 청소년이 발생하거나, 청소년들 사이에서 SNS에 기반한 ‘사이버 불링(온라인 상에서 특정인을 따돌리는 등 괴롭히는 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세계 각국에서 미성년자들에 대해서만큼은 SNS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영국도 이달 16세 미만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한 데 이어 16~17세 청소년들은 심야 시간대에 SNS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기로 했다. 15세 이하 청소년은 SNS 금지, 16~17세는 심야에만 SNS상에서 ‘통금(통행금지)’을 적용받는 셈이다.

미성년자들의 SNS 사용 규제는 부모들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관심이 깊은 ‘뜨거운 감자’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영국 과학혁신기술부가 청소년 SNS 사용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한 결과, 2012년 동성결혼 허용을 놓고 의견이 빗발쳤던 것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1만6000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응답한 부모의 83%가 SNS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위험 요인이 장점보다 크다고 답했다. 91%는 SNS 사용 최소 연령 기준으로 16세를 들었다.

지난 5월 영국 총리 관저가 있는 런던 다우닝가에서 SNS에서 유행하는 챌린지를 하다 사망한 청소년들의 유가족들이 미성년자의 SNS 사용에 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그러나 부모들은 이 같은 조치도 완전치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16~17세 사용자들에 대한 심야 시간대 사용 제한은 자동으로 연속 재생되는 동영상 등 ‘무한 스크롤’ 기능을 끄겠다는 개념이다. SNS 계정 개설을 전면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서, 이 사용 제한 설정만 풀어버리면 얼마든지 무한 스크롤 등으로 SNS 상의 콘텐츠에 무분별하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게 부모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BBC는 무한 스크롤 등으로 자녀들이 SNS에 하루 종일 접속하는 일을 막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작은 생활 습관부터 바꿔라 ▷자녀들과 팀을 구축해서 협력하라 ▷SNS 이슈를 디지털 문해력 교육 기회로 전환하라▷부모부터 모범을 보여라▷뇌의 회복력을 믿고 침착하게 대처하라 등이 BBC가 제안한 대처법이다.

“아예 폰 없애?” 역효과…작은 것부터 바꿔야

이미 자녀들이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다면 기기를 아예 없애는 것은 너무 큰 ‘도전’인데다,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아동 심리학자인 제인 길모어 박사는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집 안의 특정한 책장이나 거실장 위 등 디지털 기기를 둘 장소를 한 곳으로 정해놓는 것을 추천했다. 길모어 박사는 “충전기를 두는 곳을 하나 마련하고,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을 때는 항상 충전기에 올려두게 하라”고 조언했다. 또 쇼츠 등 SNS를 하루 종일 들여다보고 있는 것에 대해 제재하고 싶다면, 자녀가 한창 여기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라 다른 일을 할 때 말하라고 전했다. “차분한 뇌가 가장 소통을 잘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팀플레이’로 문제 해결

청소년들이 SNS에 몰입하는 기저에는 또래집단 문화가 있다. 해당 연령대에는 또래집단에 소속감을 느끼는 게 중요한데, 그 과정이 모두 SNS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 부작용을 알면서도 청소년들이 SNS에서 발을 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동 심리학자인 메리한 베이커 박사는 자녀들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고, 부모와 자녀가 팀을 짜서 대처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부모가 자녀들에게 그곳이 네가 친구들과 연결되는 곳이고, 네가 여기에 참여하지 않을 때 겪는 사회적 압박을 이해한다고 말하면서, 함께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육 코치인 올리비아 에드워즈는 자녀와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SNS 사용 조절을 더 쉽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녀와 강력한 관계를 맺는 것이 부모들을 협력과 팀워크로 이끌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SNS 사용을 금지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 3월 27일 요그야카르타의 한 학교에서 방과후 활동을 마친 초등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게티이미지]


SNS 이슈 통해 디지털 문해력 교육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성년자의 SNS 사용을 두고 자녀와 솔직하게 대화하며 디지털 문해력 교육 기회로 삼는 것도 좋은 대처 방안 중 하나다.

에드워즈는 성인과 아동 모두 SNS에 빠져드는 것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며,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소셜 미디어가 어떻게 작동한다고 생각하니? 사람들이 계속 보게 하려고 그 앱이 어떻게 작동한다고 생각하니? 사람들이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그들이 돈을 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니?’와 같은 말로 현실을 깨우치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대화를 디지털 문해력을 학습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부모들이 자녀와 SNS를 함께 보면서 ‘네 생각엔 이게 사실인 것 같니?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등의 대화로 비판적 사고를 가르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부모부터 바뀌어야 ‘모방’하는 아이 달라져

청소년기라 해도, 아이들은 여전히 부모를 모방한다. 부모가 쇼츠 시청에 대해 좋은 습관을 보여줘야 자연히 아이들도 이를 따르게 된다.

길모어 박사는 부모가 손바닥 안에서 언제든 재생할 수 있는 쇼츠의 즐거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자녀들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면에 머무는 것은 우리가 외부 세계를 계속 보게 만든다”며 손바닥 안 엔터테인먼트에서 벗어나 잠시 ‘멍때리는’ 시간을 갖는 것도 괜찮다고 전했다.

이어 “자녀가 할 일이 없다고 불평하며 그저 허공을 응시하고 있더라도 그것은 괜찮다. 그것은 긍정적인 일이다”라고 말했다.

청소년 뇌는 성인보다 더 회복 빨라…침착하게 대처해야

에식스 대학교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부교수인 토니 샘슨 박사는 아이들의 뇌가 중독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미 SNS 중독에 빠졌다고 지레 판단하고, 과도한 불안이나 우려를 보내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불안해하는 부모들이 만연한 미디어 공황에 휩쓸려, 모든 청소년의 뇌가 SNS 중독에 취약하도록 선천적으로 정해져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라며 “오히려 아동과 청소년은 이른바 신경가소성 가지고 있고, 그들의 뇌는 성인의 뇌보다 적응하고 회복하는 데 더 능숙하다“고 말했다.

신경가소성은 뇌가 새로운 경험이나 학습 및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신경 회로를 스스로 재구성하고 변화시키는 능력이다. 뇌의 회복력이라 볼 수 있다.

샘슨 박사는 “SNS는 주의력을 단축시키거나 잠식하지 않는다. 단지 주의력을 사로잡아 상업적 콘텐츠에 참여하도록 방향을 바꿀 뿐”이라며 “긍정적인 기술 사용은 창의성, 탐구 및 학습을 위한 신경가소성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