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단, 全경찰관 대상 설문 실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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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문재인 정부 때 전면 도입된 자치경찰제가 다시 개편의 기로에 섰다. 도입 5년이 지나도록 실효성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진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이 제도 실질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경찰청 자치경찰기획단이 경찰 내부망 폴넷에 개설한 ‘자치경찰 소통방’ 게시판에는 제도 추진 방향을 둘러싼 일선 경찰관들의 우려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 파출소 소속의 한 경찰관은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닌 모습에 직원들은 지쳐가기만 한다”며 “자치경찰 추진은 제대로 되는 것이냐”고 적었다. 또 다른 일선 파출소의 한 경찰관은 “제주청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간 업무 소통이 거의 없다고 한다”며 “앞으로 자치경찰이 전면 시행되면 신고 접수나 처리 등에서 문제가 없을지 걱정된다”고 했다. 제주도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자치경찰제를 도입한 지역이다.
지방청 소속의 한 경찰관은 자치경찰 전면 시행이 깜깜이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중대한 정책을 시행하는데 안내나 홍보가 너무 부족하다”며 “자치경찰 전면 시행 관련 정부가 어떤 논의를 하고 있는지 경찰청의 입장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획단에서는 현장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들었다는 명분만 갖춘 뒤 그대로 밀어붙이려는 것 같다”고 했다.
기획단의 설명을 종합하면 현재까지는 방향을 검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다. 기획단은 게시판 답변을 통해 “이원화 자치경찰제의 다양한 모형을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현장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며 진행 경과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의 방향이 구체화 되는 적의 시점에 안내해 드리겠다”고 했다.
정부 출범 1년이 지나도록 자치경찰 확대에 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여전히 불투명해 정책 당사자인 경찰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새 정부가 다시 검찰개혁을 추진하면서 경찰 견제책으로 다시 자치경찰을 띄웠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아 답답하다”라며 “정부가 바뀔 때마다 표류하는 정책에 현장 피로감이 상당하다”고 했다.
정부는 자치경찰제 확대가 검찰청 폐지에 따른 경찰 비대화 우려를 해소하고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해법이라고 보고 있다. 초기 혼선을 줄이기 위해 범정부 협의체를 중심으로 세부 방안을 마련한 뒤 시범 운영을 거쳐 전면 시행한다는 구상이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2일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을 위한 범정부 협의체 첫 회의에서 “자치경찰제의 성공적 안착은 지역 맞춤형 치안 서비스 제공과 경찰 행정의 민주성 확보를 위한 중대한 과제”라고 밝혔다. 협의체 업무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지원단이 행안부 내에 설치되고,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도 함께 발족할 예정이다.
그간 기획단과 각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등은 현장 의견 청취를 위해 지난해 11월 13~25일 권역별 현장 간담회를 갖고, 12월 18~19일에는 자치경찰사무 담당 경찰관 토론회를 개최했다. 기획단은 자치경찰 제도 개편과 관련해 전국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치경찰제는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처음 도입됐다. 당시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수사 지휘권이 폐지되고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이 부여되면서 경찰 권한이 비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경찰의 권한을 국가경찰과 자치경찰로 분산하기 위해 추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