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더 오를까요?”…중동전 격화에 최고가격제 출구전략 ‘안갯속’

9월 원유 도입 물량 74% 수준…7∼8월은 100%
반등하는 유가 ‘관건’…정부는 “단기 영향 없어”


19일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원유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첫 미군 전사자도 발생했다.

19일 연합뉴스와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국내 정유업계가 선제적으로 확보한 7~8월 원유 도입 물량은 전년 대비 100% 이상으로 집계됐다. 9월 원유 도입 물량도 약 74%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단기적인 원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 장기화에 대비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와 정유업계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경로를 통해 대체 원유를 지속해서 들여오는 등 수급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

국제유가는 우려만큼 폭등하지는 않았다. 지난 17일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2.49달러로 4.5% 상승했다. 지난 3월 전쟁 초반 배럴당 100달러대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지난 3월에는 전례 없는 위기가 급작스럽게 닥치면서 충격이 매우 컸지만, 이미 겪어본 일이기 때문에 시장이 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장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의 상향 조치나 차량 2부제 재시행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현재 시행 중인 중동 전쟁 비상 대응 조치만으로도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0일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경계(4단계 중 3단계)’에서 ‘주의(2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천연가스에 내려졌던 ‘주의’ 경보는 해제했다. 이에 따라 공공 부문 차량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는 이달 1일을 기해 모두 해제됐다.

나프타와 석유화학제품 수급 조치는 유지하고 있다. 국내 기름값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3월 13일 도입한 석유 최고가격제도 4개월 넘게 시행 중이다. 지난달 27일에는 7차 석유 최고가격을 ℓ당 150원 낮추고,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제도 종료를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속에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석유 최고가격제 종료 계획은 당분간 보류가 불가피해졌다. 양 실장은 “현지에서 미군 전사자가 발생하는 등 중동 정세가 악화하고 있지만 당장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 대응 단계를 바꿀 계획은 없다”면서도 “현재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원유 수급 상황에 변동이 생기면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의 한 주유소.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