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에 막힌 車부품 수출…코트라, 포드·스텔란티스 문 두드린다

코트라·현대차·기아, 해외진출 지원 첫 가동
포드·스텔란티스 본사서 전시 상담회
“단가보다 기술력·공급 안정성” 구매 기준 변화
하반기 독일·일본·브라질 상담회도 추진


코트라가 현대자동차·기아와 함께 지난 14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개최한 ‘스텔란티스 혁신 테크쇼’에서 스텔란티스 관계자가 구매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코트라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관세 부담과 전기차 전환, 북미 현지화 요구가 겹치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수출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코트라가 현대자동차·기아와 손잡고 국내 부품사의 글로벌 완성차 공급망 진입 지원에 나섰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현대차·기아와 함께 지난 14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포드-한국 부품사 협력 데이’와 ‘스텔란티스 혁신 테크쇼’를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코트라와 현대차·기아가 지난 8일 ‘국내 자동차 부품사의 해외진출 지원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처음으로 추진한 공동 사업이다. 양측은 현대차·기아 협력사를 포함한 국내 부품사의 해외 완성차 공급망 진입을 돕겠다는 구상이다.

현장에는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 52개사가 참가했다. 이 가운데 현대차·기아 협력사는 44개사다. 참가 기업들은 포드와 스텔란티스 본사에서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구매·기술 담당자들을 만나 제품과 기술력을 소개했다.

자동차부품 수출은 최근 감소세다. 국내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지난해 211억달러로 전년보다 6.0% 줄었고, 올해 상반기 잠정치도 100억3000만달러로 6.3% 감소했다. 미국발 관세와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 완성차 업체의 현지 조달 확대가 동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부품업계에서는 전동화 부품뿐 아니라 열관리, 경량화, 소프트웨어 기반 부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공급망 안정성과 원가 절감을 동시에 요구하면서 단순 납품 경쟁보다 기술 제안형 영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번 상담회는 북미 완성차 기업의 실제 수요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코트라 디트로이트 무역관은 올해 초 포드와 스텔란티스로부터 37개 수요 부품과 납품 기업 요건을 파악했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참가 기업을 발굴했다.

포드의 한 글로벌 구매 담당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역내에 생산공장을 보유한 기업이 유리하다”며, 조건을 제시했다. 스텔란티스 구매 담당도 ”핵심은 혁신 기술을 통한 원가절감”이라며 기술력과 단가를 중시했다.

코트라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부품사 선정 기준이 과거보다 달라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보다 품질을 높이고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 팬데믹과 반도체 공급난 이후 중요해진 납품 안정성이 더 큰 평가 요소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북미 역내 생산 거점을 갖춘 기업을 선호하는 흐름도 강해지고 있다.

행사는 포드와 스텔란티스의 구매 정책 설명회, 국내 부품사와 완성차 구매 책임자 간 1대1 전시 상담회, 네트워킹 간담회 등으로 진행됐다. 국내 기업들은 포드와 스텔란티스 경영진 및 구매 담당자에게 제품을 직접 전시하고, 양산 가능성과 기술 적용 범위 등을 설명했다.

완성차 업체들도 국내 부품사의 기술 수준과 공급 역량을 확인하는 데 관심을 보였다. 포드사 한 참석자는 “한국 부품사들의 품질, 기술력이 우수한 점을 알고 있으며 이번에 이들과 직접 소통하며, 기술력을 확인하고 잠재 파트너로서 협력 가능성을 높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 측 참석자도 “스텔란티스는 공급망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 기술과 견고한 파트너십을 중시한다”며 “K부품사들과 협력이 우리 5개년 전략계획인 ‘FaSTLAne 2030’을 견인할 혁신 기술을 발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FaSTLAne 2030은 고객 중심 제품 혁신과 플랫폼 표준화를 바탕으로 핵심 브랜드와 미래 기술에 집중 투자하는 스텔란티스의 2026~2030년 중장기 전략이다.

코트라는 이번 디트로이트 행사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도 해외 완성차 기업과 국내 부품사를 연결하는 사업을 이어간다. 독일, 일본, 브라질에서 현지 완성차 기업 수요에 맞춘 수출 전시 상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우리 자동차부품 업계가 관세, 전기차 전환, 현지화의 대전환기를 겪고 있지만 여전히 뛰어난 품질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해외 조직망을 활용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 수요를 발굴하고, 현대차·기아 등과 협력해 K부품 기업들이 글로벌 완성차 업계 공급망 진입을 확대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