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24번 신고가·옵션거래량 사상 최고
시타델·블랙록도 함박웃음…AI 랠리發 ‘슈퍼사이클’
![]() |
|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NTSE)에서 트레이더들이 일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인공지능(AI) 투자 열풍과 주식 거래 급증에 힘입어 월가 대형 투자은행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트레이딩 수익을 올리고 있다. 과거 금융위기 같은 시장 혼란 속에서나 나왔던 ‘거래 호황’이, 이번에는 사상 최고 수준의 주가 상승과 개인투자자 열풍 속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등 미국 5대 투자은행은 2분기 거래량 급증에 힘입어 올해 역대 최고의 트레이딩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이들 5개 은행의 올해 트레이딩 수익은 총 1800억달러(약 266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점은 시점이다. 과거 트레이딩 수익이 급증했던 시기는 대체로 금융시장이 흔들리던 때였다. 실제 여러 은행의 종전 최고 기록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세워졌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거래량까지 크게 늘었다. AI 투자 열풍과 지정학적 불안이 맞물리면서 개인투자자들은 단기 옵션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고위험 상품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헤지펀드들도 초단기 매매를 확대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한 분기에 수천 건씩 거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의 제러미 바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 관련 수익은 오랫동안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지금 시장은 분명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 |
| 월스트리트 거리 [AFP] |
월가의 다른 금융회사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 대형 시장조성업체 시타델 시큐리티스는 1분기 트레이딩 수익으로 사상 최대인 43억달러를 기록했다. 시타델의 스콧 루브너 주식·주식파생상품 전략 책임자는 “5~6월 개인투자자의 하루 평균 주식 거래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최근 3개월 동안 1920억달러의 자금을 새로 유치하면서 운용자산(AUM)이 사상 처음 15조달러를 넘어섰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을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2분기 미국 5대 은행의 트레이딩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38% 늘었다. 은행별로는 골드만삭스가 54%로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JP모건 35%, 뱅크오브아메리카 33% 순이었다.
은행들은 고객을 대신해 주식과 채권, 원자재, 외환 등을 사고팔며 수수료를 벌어들이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의 2분기 하루 평균 옵션 거래량은 약 7300만 계약, 주식 거래량은 200억주로 모두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AI 열풍은 올해 S&P500지수가 24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원동력이 됐다. 역대 최대 기업공개(IPO)로 꼽히는 스페이스X 상장도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고, 옵션 거래량은 상장 직후 몇 시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견조한 기업 실적과 미국 경제의 회복세도 개인투자자들을 계속 주식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평가다. 기관투자가들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와 높은 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포트폴리오를 수시로 조정하고 있다. 큰 수익을 노리는 동시에 하락 위험을 방어하려는 수요가 맞물리면서 거래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의 데니스 콜먼 CFO는 개별 종목 간 수익률 격차가 그게 벌어지는 ‘시장 분산’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