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안 낮추던 목표가 줄줄이 하향…“기업가치 재평가”
리포트 조회수 TOP10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휩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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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코스피가 불과 17거래일 만에 9000선에서 6000선대로 추락한 가운데 증권가도 기업가치 눈높이를 빠르게 낮추고 있다. 통상 애널리스트들이 쉽게 내리지 않는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이달 들어 처음으로 상향 리포트를 앞질렀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실적 추정치 하향이 겹치면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도 잇따르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1~16일) 발간된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는 323건으로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247건)를 76건 웃돌았다.
올해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1월에는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가 940건으로 하향 리포트(228건)의 4배를 웃돌았고, 2월 역시 상향 1122건, 하향 116건으로 격차가 컸다. 3월은 상향 434건, 하향 74건을 기록했고, 4월과 5월에도 상향 리포트가 각각 1076건, 1004건으로 하향 리포트(274건·248건)를 크게 앞질렀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지난 6월부터다. 상향 리포트는 289건으로 급감한 반면 하향 리포트는 131건으로 늘면서 격차가 빠르게 좁혀졌다. 이후 코스피가 지난달 19일 장중 9385.5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 우려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외국인 매도세가 겹치며 17거래일 만에 6000선대로 추락하자 이달 들어서는 하향 리포트가 상향 리포트를 역전했다.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 하향이 상향을 앞지른 점 자체를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애널리스트는 소속 증권사의 중개업무 및 투자은행업무 수익에 기여하기 위해, 또는 상장기업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환경에서도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상향을 넘어선 것은, 최근 시장과 기업 실적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이 그만큼 보수적으로 선회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목표주가 하향 흐름은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았다. 실적 시즌을 앞두고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 방산, 조선, 바이오, 2차전지 등에서 잇달아 목표주가 조정이 이뤄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차·현대모비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HD한국조선해양 등이 대표적이다. 업종별 차이는 있지만 최근 증시 급락과 실적 추정치 조정이 맞물리면서 기업가치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의 눈높이는 업종 전반으로 낮아졌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반도체 업종에 쏠렸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이달(1~16일) 리포트 조회수 상위 10건은 모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기업분석 또는 반도체 전략·시황 보고서였다. 조회수 1위는 한국투자증권의 ‘SK하이닉스 2Q26 Preview: 25년 온기 실적을 뛰어넘는 분기 이익’ 리포트로 2512회를 기록했다. 이어 BNK투자증권의 SK하이닉스 분석 리포트(1808회), KB증권의 반도체 전략 리포트(1691회), 메리츠증권의 삼성전자 분석 리포트(1581회)가 뒤를 이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2분기 실적 시즌이 목표주가 조정 흐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2일(현지시간) 알파벳이 2분기 실적과 인공지능(AI)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를 공개하고, 24일에는 SK하이닉스가 실적을 발표한다. 특히 알파벳의 AI 투자 계획이 최근 불거진 AI 투자 둔화와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를 완화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나 가이던스가 나올 경우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와 목표주가 하향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증권사들의 기업가치 평가도 다시 이뤄질 전망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애널리스트가 발표하는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분석 대상 기업의 주가 수준과 실적 변화, 산업동향, 경쟁환경, 사업전략 등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요약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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