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 막고 위약금 최대 30% 떼가…피부·미용의원 불공정약관 시정

15개 의원 계약해지·환불기준 손질
계약해지 위약금 기준 10%로 제한
선납 진료비 환불 제한 조항도 삭제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피부·미용의원들이 선납진료 이용약관에 단순 변심이나 시술 결과 불만족, 일정 기간 경과 등을 이유로 환불을 제한하고 계약 해지 시 결제금액의 최대 30%를 위약금으로 부과하는 등 불공정 조항을 둔 것으로 확인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조치를 받았다.

앞으로는 중도 해지 시 이미 받은 시술 비용과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른 위약금을 제외한 잔액을 환불받을 수 있게 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일대의 성형외과·피부과 병원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헤럴드DB]


공정위는 한국소비자원에 2023~2024년 피해구제 사례가 많이 접수된 15개 의원의 선납진료 이용약관을 심사해 6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을 자진 시정하도록 했다고 19일 밝혔다.

불공정 약관의 주요 유형은 ▷계약 해제·해지 제한 ▷과도한 손해배상액 예정 ▷사업자의 법률상 책임 배제 ▷소송 제기 금지 ▷선납진료권 양도 제한 ▷급부 내용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거나 변경하는 조항 등이다.

계약 해제·해지 제한 조항은 13곳으로 가장 많았고 소송 제기 금지와 선납진료권 양도 제한 조항은 각각 10곳에서 확인됐다. 사업자의 법률상 책임을 배제한 의원은 7곳, 과도한 손해배상액을 정한 의원은 2곳이었다.

선납진료는 일정 금액을 미리 결제한 뒤 그 한도에서 시술을 받는 방식이다. 선결제 구조인 만큼 중도 해지에 따른 환불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2021~2024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관련 피해구제는 총 115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계약 해제·해지 및 위약금 관련 분쟁이 956건(83.1%)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공정위는 단순 변심이나 주관적 불만족, 일정 기간 경과 등을 이유로 환불을 제한하는 조항이 소비자의 계약 해제·해지권을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해당 조항을 삭제하고 중도 해지 시 이미 진행된 시술 비용과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른 위약금을 공제한 뒤 잔액을 환불하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소비자 책임으로 시술 개시 이후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상 위약금은 총 치료비의 10%다.

결제금액의 20~30%를 위약금으로 부과하는 약관도 시정됐다. 일부 의원의 약관에는 남은 시술을 환불할 때 결제금액의 20%와 이미 받은 시술의 정상가격을 차감하거나 시술 개시 이후 계약을 해지하면 총결제금액의 30%를 위약금으로 공제하도록 한 내용이 담겼다.

공정위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 위약금을 총비용의 10%로 정하고 있는 만큼 해당 조항이 과도하다고 판단해 이를 삭제하고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른 위약금이 적용되도록 했다.

사업자의 법적 책임을 면제하거나 소비자의 소송 제기를 금지하는 조항도 삭제됐다. 선납진료권의 판매·양도를 제한하는 조항은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지정 의료진이 퇴사하거나 휴진한 경우 다른 의료진 배정에 동의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고 환불받을 수 있도록 약관도 시정됐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선납진료 분야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취소·환불 분쟁의 잔여 대금 환불 기준과 부당한 양도 금지 조항이 합리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번 시정 내용을 반영한 관련 분야 표준약관 제정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