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 없고 가맹점 수수료 낮아 수익성 한계
범용 상품 정리하고 여행 특화 카드 혜택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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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한때 각종 할인과 적립 혜택으로 인기를 끌었던 ‘알짜 체크카드’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연회비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가맹점 수수료율까지 낮아 카드사들이 신규 상품 개발보다 기존 상품 정리에 무게를 두면서다.
대신 해외여행 수요를 겨냥한 트래블카드처럼 신규 고객 확보와 마케팅 효과가 확실한 상품에는 혜택을 집중하고 있다. 체크카드 시장이 범용 상품에서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특화 상품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1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체크카드는 22종이 새로 출시됐지만 30종이 단종돼 8종순감했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는 73종이 새로 생겨나고 97종이 단종되면서 24종이 줄었다. 신용·체크카드를 합하면 올해 상반기에만 32종이 순감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카드업계의 ‘상품 다이어트’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2023년 283종의 신용·체크카드가 순감한 데 이어, 2024년 333종, 2025년 313종이 사라지며 3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까지 합하면 순감 규모는 961종으로 늘어난다. 다만 최근 수년간 대규모 상품 정리가 이미 진행된 만큼 올해 들어 감소 속도는 다소 둔화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이미 2023~2025년 사이 대규모 조정을 통해 많은 카드를 단종시켰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단종 규모는 비교적 크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체크카드 시장의 만성적인 축소 흐름이다. 신용카드의 경우 업황에 따라 신규 출시가 늘어나거나 단종이 줄어들며 간헐적인 변동을 보이지만, 체크카드는 지난 2023년 상반기(-6종) 이후 올해 상반기(-8종)까지 6개 반기 연속으로 단 한 차례의 반등도 없이 ‘연속 순감’을 기록했다.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시장에서 사실상 발을 빼고 있다는 신호는 신규 출시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5년 반 동안 신용카드는 매 반기 최소 50종에서 많게는 130종 이상 신상품이 쏟아져 나왔지만, 체크카드는 반기당 평균 17종 안팎을 출시하는 데 그쳤다.
체크카드의 감소는 지난 2024년 상반기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카드사들은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87종의 체크카드를 무더기로 단종시켰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박과 고금리로 인한 조달 비용 상승 여파가 한계에 다다르자, 수익성이 전혀 없는 체크카드부터 대대적인 축소에 나선 셈이다. 과거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호응을 얻었던 ‘알짜 체크카드’들이 이 시기를 기점으로 대거 자취를 감췄다.
신한카드는 지난 6월 ‘아름다운 카드’와 ‘복리후생 Big Plus’를 비롯해 ‘MY KBO’, ‘국립부산기계공고 총동창회 S-Choice’, ‘대한민국 월남전 참전자회 S-Line’ 체크카드 등의 발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다만 카드사들이 모든 체크카드 서비스를 무조건 축소하는 것은 아니다. 범용 체크카드는 과감히 정리하는 대신, 최근 해외여행 수요를 겨냥해 확실한 마케팅 효과를 낼 수 있는 ‘트래블카드’ 등 일부 전략 상품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혜택을 강화하며 이른바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KB국민카드는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 약관 개정을 통해 지난 14일부터 해외 가맹점 10% 할인 서비스를 추가 탑재했다. 원래 외화통장 이용 가능 통화도 USD 1종에서 최대 11종으로 대폭 확대했다. 아울러 발급 대상 연령 역시 기존 만 14세 이상에서 만 7세 이상으로 낮추며 초등학생 등 알파 세대까지 잠재 고객으로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회비가 없고 수수료율마저 낮아 쓰면 쓸수록 적자가 나는 체크카드 구조상 비용 절감 1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일반 체크카드는 줄이고, 트래블카드처럼 명확한 타깃층을 공략할 수 있는 특화 카드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