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두산 SK실트론 매각 협상 반 년째 공회전
반도체 호황 국면에 ‘핵심 자회사’로 급부상
동종 업계 제조사들도 기업가치 줄상향
두산 현금 자산 5조원…대규모 자금 소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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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실트론 실리콘 웨이퍼 제조시설. [SK실트론 제공]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SK와 두산 간 SK실트론 지분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시장에선 올해 들어 반도체 시장이 급변하면서 거래 조건을 둘러싼 조율이 훨씬 까다로워졌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SK실트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두산과 매각 협상을 위한 세부 조율을 진행 중이다. SK㈜ 이사회에서도 매각 여부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오며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 협상 결과에 매수자가 동의할 시 인수는 바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두산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 인수 계획을 공식화하며 반도체 밸류체인 확대 기대감이 커진 것은 지난 12월경이다. 당시 두산은 SK실트론 경영권 지분에 대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이후 올해 5월에는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29.4%까지 지분 총 100%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초호황으로 인해 매각 기류가 급변했다. 올해 들어서는 인공지능(AI)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터지며 반도체 소재, 특히 웨이퍼 사업의 위상이 달라졌다. 이에 시장에선 SK가 SK실트론을 매각할 명분이 사실상 약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 웨이퍼 제조사인데다, 리밸런싱(사업 재편) 대상이 됐던 시점과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김영진 핀릿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SK실트론에 대해 “소재 국산화의 축을 담당하고 있다”며 “공급망의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AI 반도체 시대가 본격 개화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체 공급망 차원의 경쟁력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한 해외 행사에서 SK하이닉스의 생산 능력을 5년 안에 2배로 늘리겠다고 언급한 데다, SK실트론 매각에 대해 실무진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일각엔 AI 반도체 밸류체인 강화에 집중함에 따라 매각 동력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인 상황을 고려하면 웨이퍼에서 반도체 생산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확보하는 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각 협상 기간 높아진 SK실트론 몸값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두산이 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시장에서 평가한 SK실트론 기업가치는 5조원 안팎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선 반도체 업황 호황에 최근 신공장까지 가동되며 7조원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서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전반적으로 크게 오른만큼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 웨이퍼를 썸코, 신에츠화학 등 회사들 주가도 폭등한 상황이라 가격 협상이 더욱 지연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SK실트론이 2조3000억원을 들여 추진한 웨이퍼 신공장이 이달 초 가동을 시작해 생산능력이 확대된 것도 몸값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다. 이와 관련 나이스신용평가는 “SK실트론 인수가 확정되면 두산 현금성 자산을 웃도는 대규모 자금 소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두산이 보유한 현금 자산은 5조3308억원이다.
디만 두산 측은 SK실트론 인수 의사 자체에는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두산이 SK실트론을 인수할 경우 기존 사업인 반도체 핵심 소재 기판용 동박적층판(CCL) 생산, 반도체 후공정에 더해 웨이퍼 생산까지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된다. 두산 관계자는 “SK실트론 인수를 위한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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