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가 최고의 투자”…사상최대 현금 쌓은 워런 버핏의 경고는?[나우,어스]

관중석의 워런 버핏 발언 지켜보는 버크셔 주주들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모두가 도박을 선호하는 시대에 가치 있는 투자를 찾기는 어렵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최근 미국 증시를 향해 다시 한번 가치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공지능(AI) 열풍과 레버리지 상품, 옵션 거래가 급증하면서 시장이 장기 투자보다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적 거래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인터뷰에서 “모두가 도박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가치 있는 투자를 찾기는 어렵다”며 “기회는 항상 있는 것이 아니며, 몇 년에 걸쳐 한두 번의 기회를 잡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때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기회가 쏟아지지만, 또 어떤 때는 몇 년 동안 한두 가지 기회를 얻는 것도 운이 좋은 경우”라며 “항상 후자가 더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들은 도박을 너무 좋아한다”며 “투자자를 육성하는 것보다 도박꾼을 만드는 데 더 많은 돈이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핏의 발언은 최근 미국 증시의 투자 환경 변화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올해 미국 증시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관련 종목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고, 초단기 옵션(0DTE) 거래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

시장에서는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단기 가격 변동에 베팅하는 투기적 거래가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버핏은 올해 들어 이러한 시장 흐름을 거듭 비판해왔다.

지난 5월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는 현재의 증시를 “카지노가 딸린 교회”라고 표현하며 하루 만기 옵션 거래 급증 현상을 “도박”이라고 규정했다.

이 같은 발언은 버크셔해서웨이의 투자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3477억달러(약 480조원)의 현금 및 단기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회사 설립 이후 최대 규모다.

시장에서는 버핏이 투자 기회를 찾지 못해 현금을 쌓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자산 가격이 높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투자보다 대기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버핏은 가치투자의 핵심으로 ‘기다림’을 반복해서 강조해왔다.

그는 “좋은 투자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가격에 투자할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AI 열풍과 개인투자자의 적극적인 매매가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도 버핏은 기업의 본질 가치와 장기적인 수익성을 기준으로 투자 대상을 선별하는 기존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