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배우만 믿었다가” ‘150만’도 못 넘었다…80억 쏟아붓고 처참한 쓴맛, 결국 넷플릭스행

영화 ‘와일드씽’ [와일드씽 공식 영상]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200만명→133만명’

지난달 3일 개봉한 영화 ‘와일드 씽’이 약 두 달 만에 결국 ‘넷플릭스행’을 택했다.

8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와일드 씽’은 손익분기점(200만명)을 넘지 못하고 133만명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 그쳤다. 넷플릭스 중심으로 콘텐츠 소비 행태가 완전히 달라지면서, 극장 흥행작이 탄생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넷플릭스 등의 ‘쏠림’을 막기 위해 영화관 개봉 후 다른 플랫폼에서 공개되기까지의 기간을 최대 6개월로 고정하는 ‘홀드백’이 논의되고 있으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와일드씽’은 오는 31일 넷플릭스에서 정식 공개된다.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위해 도전하는 코믹 영화다. 배우 강동원을 비롯해 엄태구, 박지현, 오정세가 주연을 맡았다. 특히 발라드 가수를 연기한 오정세의 극 중 역할과 노래가 소셜미디어(SNS)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입소문을 탔지만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누적 관객수가 133만명에 그쳤다.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채 단 두 달 만에 OTT를 택했다.

영화 ‘와일드 씽’ 보도스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초기 흥행에 실패한 영화들이 빠르게 넷플릭스 드 OTT 행을 선택하는 것은 최근 추세로 자리 잡았다.

앞서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휴민트’는 약 두 달여만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각종 영화제 수상으로 ‘1000만 관객’ 기대를 모았던 ‘어쩔수가 없다’도 관객 수 300만명 문턱을 넘지 못하고 4개월 만에 쿠팡플레이 등 OTT에서 공개됐다.

마동석 주연의 액션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두 달 만에 , 배우 김고은이 주연을 맡은 ‘대도시의 사랑법’은 넉 달만에 넷플릭스에 들어왔다. 송중기를 앞세운 영화 ‘보고타’는 125억원을 투입했지만 손익분기점 300만명을 크게 밑도는 42만명의 관객을 확보하는데 그치면서 개봉 불과 한 달 만에 넷플릭스 공개를 택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AFP 연합]


넷플릭스 플랫폼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극장에서 흥행에 참패한 영화들이 넷플릭스 공개를 계기로 새롭게 빛을 보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제작비 235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휴민트’가 넷플릭스 공개 직후 단숨에 영화 순위 1위에 오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초에 극장을 건너뛰고 OTT 개봉을 선택하는 영화들도 늘고 있다. 대작들도 ‘1000만 관객 동원’이 불가능에 가까운 숫자가 되면서 넷플릭스 등 OTT에 공개되는 것이 수익성 면에서 나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로이터]


이처럼 넷플릭스 등 OTT 쏠림이 심해지면서 ‘홀드백’(극장 상영 이후 VOD나 OTT 서비스까지의 유예 기간) 제도를 놓고 영화 산업 내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영화관 개봉 후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다른 플랫폼에서 공개되기까지의 기간을 최대 6개월로 고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다. 영화가 극장 개봉 없이 OTT로 직행하는 사례가 늘자 영화관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반면 OTT 업계는 시청자의 콘텐츠 접근권 보장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연한 유통 구조가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영화 제작사와 배급사 역시 홀드백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홀드백’ 제도를 협의하기 위한 민관협의체가 구성된 상태로 이르면 내달 합의안이 나올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