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 에볼라 확산세 지속…치명률 40% 육박 속 케냐 격리시설 논란

누적 확진자 2181명·사망자 864명…증상 발현 더딘 ‘분디부조형’이 확산 키워
WHO “조기 치료 시 생존율 3~4배 상승”…확진자 접촉자 추적률은 66.9% 하락
美 구호단체 직원 7명 케냐 공군기지 격리…법원 금지 명령·현지 반대 시위 속 파장


지난 6월 18일 에볼라 발병이 선포된 지 한 달이 지난 후,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부니아의 키곤제 피란민 캠프에서 개인보호장구(PPE)를 착용한 보건 종사자가 에볼라 의심 사망자들의 매장을 기다리는 피란민들 인근에 서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내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누적 치명률이 40%에 육박하며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감염 가능성이 있는 미국인들이 주변국인 케냐의 군 기지에 격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교·사회적 논란으로 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콩고 언론공보부는 18일(현지시간) 지난 16일 기준 민주콩고 내 에볼라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56명 증가한 2181명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누적 사망자는 864명이며 최근 사흘간 110명이 추가로 숨졌다. 이에 따라 치명률은 사흘 전 37.5%에서 39.6%로 2.1%포인트 급상승했다. 완치자는 412명에 불과한 반면, 확진자 접촉자에 대한 추적률은 66.9%까지 떨어져 추가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번 에볼라 유행이 장기화하는 원인으로는 바이러스의 특성이 꼽힌다. 코리 레빈 미국 텍사스대 의대 조교수는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현재 유행 중인 ‘분디부조형’ 에볼라는 과거 주종이었던 자이르형에 비해 바이러스 증식과 증상 발현이 매우 느리다”며 “환자들이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일상생활을 지속하면서 지역사회 전파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식 속도가 느린 만큼 적절한 치료 시기를 확보하면 완치 가능성은 더 높다. 치크웨 이헤크웨아주 세계보건기구(WHO) 보건위기 프로그램 책임자는 “패혈성 쇼크나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악화하기 전 조기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는 방치된 환자보다 생존율이 3~4배 높다”며 신속한 의료 개입을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역망을 둘러싼 국제적 갈등도 수면 위로 올랐다. AFP 통신은 민주콩고에서 활동하던 미국 기독교계 구호단체 ‘사마리아인의 주머니’ 소속 60대 미국인 직원이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고 독일로 이송된 이후, 그와 접촉한 미국인 동료 7명이 케냐 라이키피아 공군기지 내 미국인 전용 격리시설에 수용됐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케냐 법원이 감염 위험이 있는 외국인 수용에 반대하는 여론을 수렴해 해당 시설의 건설 및 미국인 이송을 잠정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음에도 격리가 강행됐다는 점이다. 케냐 보건부 장관은 “이번 격리 조치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나 현지의 반발은 거세다. 이미 케냐 내부에서는 미국인 격리 수용에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가 발생해 경찰과의 충돌 과정에서 3명이 사망하는 등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