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호·사마리아 유적 등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등재 추진…19일 부산서 표결

유네스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개막…전쟁·오염 등으로 보존 위협받는 유산 심사
성경 속 사마리아 ‘세바스티아’ 등 3곳 신규 지정 권고…이스라엘 점령 레바논 성곽도 포함
세계유산센터장 “유산 파괴 막기 위해 메시지 발신…가능한 모든 노력 기울여야”


2026년 2월 12일 한 소년이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 지구 나블루스 서쪽에 위치한 세바스티아 고고학 유적지의 원형경기장을 걷고 있다.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 196개 회원국은 대한민국 부산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다음 주 금요일부터 세계유산 및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새로 추가할 대상을 두고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AFP]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러시아의 바이칼호와 성경 속 사마리아로 잘 알려진 팔레스타인 고고학 유적 등이 유네스코(UNESCO)의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 등재 후보로 올라 최종 표결을 앞두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네스코 196개 회원국은 19일 대한민국 부산에서 개막하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새로 편입할 대상을 두고 심의 및 표결을 진행한다.

유네스코는 세계유산 중 전쟁, 무분별한 개발,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인류 공통의 보존 가치가 크게 위협받는 곳을 이 목록에 올려 집중 관리하고 있다.

이번 위원회에서는 세계유산 신규 등재와 동시에 위험 목록에 바로 올릴 유산으로 팔레스타인의 ‘세바스티아’를 포함한 3곳이 집중 거론된다. 세바스티아는 성경 속 사마리아로 유명한 고고학 유적으로 현재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에 위치해 있다. 유네스코 측은 지속적인 군사 점령으로 인한 유적 훼손 우려를 이유로 위험 목록 등재를 강력 권고했다.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 피해를 입은 레바논 남부 성곽 5곳도 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 중 과거 십자군의 요새였던 보포르 성(아랍어명 칼라아트 알샤키프)은 지난 5월 이스라엘군에 점령된 바 있다. 이와 함께 남수단의 보마-바딩길로 초원과 삼림 사바나 역시 세계유산 등재와 위험 목록 지정을 동시에 심의받는다.

이미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 중에서도 추가 지정이 유력한 상태다. 레바논 남부 도시 티레 유적과 크림반도의 고대 유적 케르소네소스가 대표적이다. 러시아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인 바이칼호의 위험 목록 추가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바이칼호는 심각한 수질 오염과 과잉 관광, 대규모 벌목을 비롯해 몽골 상류 지역 댐 건설에 따른 수위 저하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아 경고등이 켜졌다.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세계유산센터장은 외신 인터뷰를 통해 “유네스코가 현장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할 물리적 수단은 없지만, 국제사회에 강력한 보호 메시지를 보낼 수는 있다”며 “이들 유산은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만큼, 파괴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전방위적 관심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