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LA 더비서 시즌 첫 골…“월드컵 아쉬움 딛고 정신적으로 회복”

손흥민이 17일(현지시간) LA갤럭시와 경기에 출전해 팀 세 번째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아쉬움 속에 마친 손흥민(LAFC)이 소속팀 복귀 후 첫 경기에서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정규시즌 첫 골을 신고하며 화려하게 부활을 알렸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의 디그니티 헬스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LA) 갤럭시와의 2026 MLS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후반 12분 마크 델가도의 도움을 받아 득점에 성공했다. 이 골을 앞세워 LAFC는 3-0 완승을 거뒀고, 손흥민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 MLS 정규리그 첫 득점이라는 의미도 더했다.

앞서 손흥민은 올 시즌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에서만 2골을 넣었을 뿐, 정규리그에서는 좀처럼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달 열린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의 조별리그 탈락을 지켜봐야 했던 터라, 씁쓸한 마음으로 소속팀에 복귀한 상태였다. 그런 그가 복귀 후 치른 첫 경기이자 ‘LA 더비’라는 상징적인 무대에서 기다리던 득점을 신고하며 모처럼 밝은 표정을 되찾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팀이 이긴다면 제가 첫 골을 넣고 아니고는 중요하지 않지만, 더비에서 시즌 첫 골을 넣은 것은 후반기를 치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이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득점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진 데 대해서는 “많은 분이 기대하신 것보다 (리그 첫 골이) 좀 늦게 터진 감이 없지 않지만, 걱정은 하지 않았다”면서 “경기력이 더 중요했는데, 오늘 좋은 경기를 하면서 골도 기록하고 팀도 이겼으니 전체적인 분위기에 상당히 도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월드컵 이후의 회복 과정에 대해서는 “부상 없이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면서 (월드컵 이후) 한국에 가서 잘 쉬고, 좋은 분들과 시간을 보내며 생일(7월 8일)도 한국에서 보내다 보니 그런 것들로 정신적인 회복을 하고 와서 오늘처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를 대표해서 뛰면서 아쉬운 결과를 얻었을 때는 힘들기도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을 정말 사랑하기에 최대한 돌아오고 싶었다”면서 “경기장에서 느끼는 좋은 감정은 정신적인 피로를 잊게 해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승리로 손흥민은 지난해 여름 LAFC 입단 이후 처음 나선 ‘엘 트라피코’(El Tráfico), 즉 LA 갤럭시와의 지역 라이벌전에서도 득점에 성공하는 기록을 남겼다. 그는 “더비는 팬과 구단에 모두 특별하며,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다. 팀 전체가 하나로 뭉쳐 보여준 경기력은 환상적이었다”면서 “우리는 승점 3을 얻을 자격이 충분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기 중에는 또 다른 훈훈한 장면도 나왔다. 전반 막바지 동료 드니 부앙가가 얻어낸 페널티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마치 직접 키커로 나설 것처럼 공을 들고 있다가 부앙가에게 넘겨주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결국 이 페널티킥을 부앙가가 성공시키며 팀은 2-0으로 앞서 나갈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부앙가는 제가 팀에 오기 전부터 계속 페널티킥을 차고 있었다. 그것을 존중하며, 그 선수가 차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양보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상대 선수들이 다가와서 멘털적으로 시비를 걸곤 하는데, 제가 볼을 갖고 있으면서 부앙가가 편안하게 페널티킥을 찰 수 있게 도와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부앙가 선수가 골을 넣었을 때는 제가 넣은 것처럼 기쁘고, 그 친구가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