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배신…비트코인 띄우더니 수익은 안전자산으로[1일1트]

가상자산서 지난해 14억달러 넘게 번 수익
주식·채권에 투자…보유액 최대 26억달러, 1년새 최소 4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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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7월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두 아들이 투자자들에게 가상자산 투자를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동안, 정작 트럼프 대통령의 자산관리인들은 가상자산 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상당 부분을 주식과 채권 등 전통 금융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일가가 지원한 가상자산 사업의 개인투자자들이 거액의 손실을 본 것과 대비된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부윤리청에 최근 제출한 재산 공개 자료에는 그가 지난해 월드리버티파이낸셜과 트럼프 밈코인 등 가족의 가상자산 사업을 통해 14억달러가 넘는 수입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수익이 유입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주식·채권 보유액도 크게 늘었다. 로이터가 최근 2년간 공개된 자산을 분석한 결과 그의 주식과 채권 포트폴리오는 최소 4배로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기준 주식과 채권 등 전통 금융상품을 7억300만~26억달러어치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2024년 말 보유액인 2억2500만~6억800만달러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규모다.

재산 공개 자료에는 정확한 금액 대신 일정 범위가 기재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으로 벌어들인 수익 가운데 얼마를 주식과 채권에 투자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로이터의 분석을 검토한 디지털자산 전문가 9명은 공개 자료가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을 개인 재산의 주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티머시 매사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디지털자산정책프로젝트 소장은 “대통령은 디지털자산을 금융의 최전선이라고 말하고 미국을 세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재산 공개 자료를 보면 밈코인과 월드리버티 토큰으로 단기간에 돈을 번 뒤 그 이익을 주식과 채권 같은 전통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밈코인과 월드리버티 관련 자산 외에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원하는 상장 가상자산 기업 2곳의 주식을 매입했다고 신고하지도 않았다.

트럼프 일가와 개인투자자의 엇갈린 성적도 두드러진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한 4개 주요 가상자산 사업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지난 4월 기준 모두 23억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9월 암호화폐 테마 바 ‘펍키’를 방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가상자산을 처분한 것은 아니다. 재산 공개 자료에 따르면 그는 자신과 아들들이 공동 창립한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이 발행한 디지털 토큰을 여전히 대량 보유하고 있으며, 가상자산에 대한 전체 노출액도 확대했다.

지난해 말 기준 트럼프 대통령은 월드리버티의 가상자산 거버넌스 토큰 157억5000만개를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5000만달러 이상의 가치다.

월드리버티파이낸셜과 트럼프 밈코인 사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분을 관리하는 계열사들은 지난해 말 기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최소 1억6000만달러어치 보유했다. 다른 가상자산도 최대 600만달러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말 보유했다고 신고한 100만~500만달러 상당의 이더리움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규모다.

트럼프그룹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산 운용이 안정적인 재무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일가의 사업체 대변인은 “재산 공개 자료는 트럼프그룹이 세계적인 수준의 가치 있는 자산과 풍부한 유동성, 보수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견고한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트럼프 일가는 그동안 공개적으로 가상자산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해왔다. 트럼프그룹을 운영하는 에릭 트럼프는 2024년 11월 이후 언론 인터뷰와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을 현대의 “가장 위대한 자산”이라고 여러 차례 주장했다.

그는 현재 약 6만4000달러인 비트코인 가격이 향후 1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에는 아버지인 트럼프 대통령 역시 “디지털자산을 크게 신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