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국가유산 홍수 피해…국가유산청, 재난 위기 경보 ‘주의’→‘경계’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울산암각화박물관 제공]


수도권과 강원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국가유산 재난 위기 경보 수준이 상향 조정됐다.

국가유산청은 18일 문자 공지를 통해 오전 8시를 기해 국가유산 재난 위기 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경계’는 위기 경보 4단계 가운데 ‘관심’, ‘주의’에 이은 3단계에 해당한다. 국가유산청이 지난해 말 펴낸 ‘풍수해 재난 위기 대응 실무 매뉴얼’에 따르면 ‘경계’는 위기 징후의 활동이 활발해 국가 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를 의미한다.

국가유산청은 재난 상황실을 24시간 가동하며 지역별로 문화유산 피해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피해가 확인된 유산은 응급 대응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필요하다면 궁궐과 왕릉, 유적지 관람을 제한할지 검토하고, 위험이 높은 지역은 긴급 보호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집중호우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는 매년 반복되는 문제다. 지난해 여름 극한호우 당시에도 전국 곳곳에서 유산 피해가 속출한 바 있다. 경북 경주의 보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은 거센 비바람에 나무가 넘어지고 울타리 일부가 파손됐고, 신라 진덕여왕의 무덤인 ‘경주 진덕여왕릉’은 봉분을 감싸던 갑석 일부가 떨어져 임시 보수에 들어갔다. 202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도 폭우로 사적 지정 구역 일부에서 흙더미가 무너져 내렸으며, 전남 신안군의 국가등록문화유산인 옛 담장도 일부 구간이 붕괴했다.

같은 시기 충청권 피해도 컸다. 백제 의자왕 때 창건된 충남 서산 개심사는 경내에 토사가 대거 유출돼 출입이 통제됐고, 부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 일부도 피해를 입었다. 경남 산청에서는 보물 율곡사 대웅전이 산사태로 벽체와 주변 건물이 파손됐고, 경북 포항에서는 국보 경주 석굴암 석굴 진입로마저 사면 붕괴로 안전띠가 설치되는 등 전국 각지의 국가지정문화유산이 잇따라 피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