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계속 오른다는데, 대출 어떡해요” 입주 후 등기 늦어져 속타는 조합원들 [부동산360]

보존등기까지 늦어지며 대출·매매 제약
“기반시설 공사비 아끼려다 더 큰 비용”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레디언트’.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가 입주 후 1년 넘게 준공인가를 받지 못하면서 소유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등기가 지연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타거나 주택을 매매하는 데 제약이 생긴 가운데 연내 기준 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돼 추가 금융 비용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장위4구역을 재개발한 장위자이레디언트는 지난해 3월 준공인가 전 사용허가를 받아 입주를 시작했다. 조합은 당초 지난해 3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같은 해 12월로 일정을 미룬 뒤 다시 올해 6월 준공을 제시했다. 그러나 세 차례에 걸쳐 제시된 준공 시점이 모두 지켜지지 않으면서 일반분양자 소송과 조합원 재산권 행사 제한, 추가 사업비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준공이 늦어진 것은 단지 외부 도로와 공원, 상·하수도 등 정비기반시설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는 임시사용승인을 받으면 입주할 수 있지만 준공인가와 이전고시, 소유권보존등기가 끝나지 않으면 정상적인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준공인가는 건축물과 기반시설이 사업계획대로 조성됐는지 확인하는 절차로, 이후 이전고시까지 거쳐야 종전 토지와 건축물의 권리가 새 아파트와 대지로 확정된다.

준공인가가 나더라도 공사비 정산이나 토지분할, 소송 등으로 이전고시가 늦어지면 미등기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 등기부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 실행이나 대환이 어렵고, 매매·증여와 근저당권 설정도 복잡해진다. 세입자를 구하더라도 전세대출이나 보증상품 이용이 제한돼 임대차 계약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등기 지연 기간 시장금리가 오르면 입주자의 금융비용은 더 커질 수 있다. 저금리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하지 못한 채 기존 집단대출이나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대출을 유지해야 해서다. 뒤늦게 등기가 이뤄진 뒤 대출을 받더라도 상승한 금리가 적용되면 지연 기간뿐 아니라 이후 대출 만기까지 이자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사업 지연에 따른 비용은 조합원에게도 돌아간다. 준공과 이전고시가 늦어질수록 조합 사무실 운영비와 인건비, 금융비용, 소송비 등이 계속 발생한다. 기반시설 공사비가 추가되거나 시공사와 정산이 늦어지면 사업비가 불어나 조합원 추가분담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준공이 지연된 정비사업장의 금융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개포주공1단지가 재건축된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IPARK현대산업개발 제공]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진행 중이다. 이 단지는 2023년 11월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입주했으나 우수관로와 소공원 등 일부 기반시설 공사가 끝나지 않아 전체 준공이 지연됐다.

강남구는 지난해 6월 아파트와 근린생활시설 등에 대해 부분준공인가를 내줬다. 다만 우수관로 등 잔여 공사는 준공 범위에서 제외했으며, 구와 조합은 오는 1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올 6월 전체 준공인가를 받을 계획이었지만 여전히 인가는 나지 않은 상태다.

등기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이 구체적인 수치로 나온 사례도 있다. 대원3구역을 재건축한 경남 창원 ‘창원센트럴파크 에일린의 뜰’은 지난해 5월 준공됐지만 건축물대장과 관리처분계획상 명의가 일치하지 않아 이전고시가 지연됐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 1470가구와 상가 65실의 소유권 등기가 막히면서 입주민들은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조합은 등기 지연에 따른 추가 이자 부담이 연간 약 5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준공 지연을 막으려면 당장의 공사비 절감보다 사업 막바지의 비용 상승과 공정 차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대부분의 준공 지연은 조합이 공사비를 줄이겠다는 이유로 기반시설 공사를 분리발주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며 “착공 후 시간이 지나 기반시설 공사 시점이 오면 그사이 인건비와 자재비가 올라 업체는 추가 비용을 요구하고 이 때문에 준공이 지연되면 결국 손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또 “하청업체와의 협상력도 있고, 다른 현장과의 관계도 있는 원청 시공사에 기반시설 공사까지 턴키방식으로 맡기는 것이 사업의 리스크를 줄이는 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