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바뀌니 기회가 오네요”…서울 한 구청 국장 승진자의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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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6.3지방선거를 통해 단체장이 바뀌면서 승진에서 밀려 눈물을 삼켰던 공무원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선출직 단체장에게는 인사권이 주어진다. 그러나 인사권도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행사돼야 한다. 무리한 인사로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하는 이유다.

서울 한 자치구에서 기획예산과장을 지낸 A씨는 지난 1월 4급 승진을 앞두고 눈물을 삼켜야 했다.

A씨는 1990년 해당 구청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홍보전산과장과 감사담당관, 보건위생과장, 문화과장, 기획예산과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오랜 공직 경험과 업무 능력을 갖춘 만큼 4급 승진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몇 년 전 다른 자치구에서 전입한 한 과장에게 밀려 승진 기회를 놓쳤다.

이후 A씨는 구의회로 자리를 옮겨야 하는 또 한 번의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6개월 뒤 지방선거를 통해 구청장이 바뀌면서 상황도 달라졌다. A씨는 최근 단행된 인사에서 마침내 4급으로 승진해 주요 국장 자리에 발령됐다.

새로 취임한 구청장이 A씨의 업무 경력과 그동안의 인사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승진 기회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주변에 “세상이 바뀌니 저에게도 기회가 오네요”라는 소회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짧은 말이지만 지난 시간의 아픔과 만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런 사례가 비단 이 자치구에만 있는 일일까.

선출직 구청장이 인사 과정에서 ‘내 편’과 ‘네 편’을 가르는 지방행정의 고질적인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은 주민을 위해 맡은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면 된다. 그런데도 출신 지역이나 학연, 정치적 성향 등을 기준으로 편을 가르고 승진과 보직에서 차별한다면 조직의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특히 선거 때마다 출신 지역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공무원들을 구분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일이 반복된다면 행정의 중립성과 조직의 안정성도 흔들릴 수 있다.

한 자치구 간부는 “선거 때만 되면 출신 지역 등을 이유로 편을 가르고 승진에서 차별하는 현상이 나타나 안타깝다”며 “지방자치 역사가 30년을 넘은 만큼 이제는 공정한 인사 원칙과 성숙한 자치의식이 확고하게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사는 단체장의 권한이지만 동시에 조직과 주민에 대한 무거운 책임이다. 열심히 일한 공무원이 정치적 편 가르기로 눈물을 흘리는 일이 더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