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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칼라일에서 열린 미 육군전쟁대학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미국 주요 방송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보이콧’했다. 대신 퀴즈 쇼와 동물 쇼를 내보냈다.
AP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ABC와 NBC, 뉴스 전문 채널 CNN은 미 동부 시간 16일 오후 9시에 편성된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 연설 TV 생중계를 편성하지 않았다. 이들 방송사는 대중의 주목도가 높은 황금시간대(프라임타임)의 대통령 연설을 관례적으로 동시 송출해 왔으나, 이번에는 기존 정규 편성을 선택했다.
방송사들의 ‘우회 송출’과 ‘생중계 거부’ 의지는 편성표에서 극명히 드러났다.
ABC는 일반 퀴즈쇼를, NBC는 동물이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중단 없이 내보냈다. CNN 역시 자사 간판 앵커인 케이틀런 콜린스가 진행하는 정규 시사 프로그램을 그대로 방영했다. 대신 이들 매체는 TV 지상파 본선이 아닌, 대중적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서만 연설을 제한적으로 송출했다.
또 다른 지상파인 CBS 역시 연설이 시작된 지 몇 분이 지나서야 마지못해 중계를 시작했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등 친(親)트럼프 매체들만이 연설 전체를 실시간으로 안방에 전달했다.
언론계의 집단적 중계 거부 움직임은 연설 전부터 감지되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진보 진영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부정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허위 주장을 반복할 것이 자명하다”라며 방송사들에 중계 보이콧을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2020년 대선 당시 중국이 광범위하게 개입해 선거판을 흔들었다는 음모론적 주장을 거듭 제기했다.
연설에 앞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국민이 반드시 봐야 하는 중대한 연설”이라며 방송사의 공적 책임을 압박했으나 이 역시 소용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연설 도중 중계를 외면한 방송사들을 향해 극도의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수십억 달러 가치가 있는 공공 전파를 무상으로 점유하면서도 편파 보도를 일삼고 있다”며 “이들의 방송 면허를 즉각 회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