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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중국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선거에 개입해 결과를 왜곡하려 했다는 의혹을 다시 들고나왔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현지 주요 언론들은 명확한 물증이 없는 기존 음모론의 재탕에 불과하다며 일제히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백악관 정부 투명성 태스크포스(TF)와 대통령 정보자문위원회가 확보하고 정보기관의 검토를 거쳤다는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료를 근거로 중국의 선거 개입 정황을 다섯 가지 핵심 의혹으로 분류해 조목조목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핵심 논거는 중국이 역대 최대 규모인 약 2억 2000만 건에 달하는 미국 유권자 개인정보를 해킹과 매수 등의 불법적인 수단으로 탈취했다는 점이다.
이 데이터엔 유권자의 성명, 거주지, 연락처, 지지 정당 등 선거 조작이나 기타 부정한 활동에 악용될 수 있는 민감한 정보들이 대거 포함, 중국 당국이 이를 전담하는 별도의 ‘데이터 활용 부서’까지 운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공산당이 2018년 중간선거부터 개입을 시도했으며, 2020년 대선에서는 내 재선을 저지하고 행정부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국내외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는 취지의 중앙정보국(CIA) 보고서 내용을 인용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정보당국이 이러한 징후를 파악하고도 행정부 수반인 자신을 포함해 대외적으로 이를 의도적으로 은폐·축소했다며, 이른바 ‘딥스테이트(국가 암묵적 지배 세력)’와 언론계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사법당국의 전면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미국의 투표 시스템 자체에 대한 불신도 감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이 디지털 조작으로 정권을 연장한 사례를 언급, 러시아·중국·이란·북한 등 적대국들이 미국의 선거 인프라를 무력화할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미시간주의 허위 유권자 등록 사례와 국토안보부 조사상 유권자 자격이 없는 비시민권자 27만 8000명이 명부에 포함된 점을 들어, 선거 부정 재발을 막기 위한 ‘세이브(SAVE) 법안(유권자 신분 검증 강화법)’의 조속한 처리를 호소했다.
미국 언론들은 실시간 팩트체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강력하게 반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간 제기된 온도조절기를 통한 투표기 해킹이나 이탈리아 위성 조작설 등은 모두 허구로 판명됐다”라며 “연방 및 주 정부의 정밀 조사와 수많은 법적 공방 속에서도 대선 결과를 뒤집을 만한 조직적 부정행위는 단 한 건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CNN 역시 적대국들의 사이버 위협 능력은 인지된 사실이지만, 미국 전역에 분산 관리되는 선거 시스템의 특성상 전방위적인 조작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유권자 정보 유출이나 비시민권자 등록 의혹 역시 상당 부분 과장되었거나 이미 알려진 사실의 왜곡이라는 것이다.
NBC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기한 유권자 데이터는 통상적으로 구매 가능한 범주에 있으며, 여야를 막론하고 이 같은 조작설은 터무니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 역시 2021년 보고서에서 “중국이 대선 개입 작전을 검토한 바는 있으나, 실익보다 적발 시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