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아끼려 집에만 있었는데…美 넷플릭스·애플 줄줄이 인상에 “집콕도 사치”[나우,어스]

CNBC “美 집안 여가 물가도 급등…‘펀플레이션’ 집까지 확산”
스트리밍·게임기·전기요금 줄줄이 올라 소비 위축
Z세대·밀레니얼 구매 감소…“즐거움도 줄이는 시대”


넷플릭스 [AFP 연합]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외식과 여행 대신 집에서 영화나 게임을 즐기며 지출을 줄이던 미국 소비자들이 이제는 ‘집콕’마저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주요 기업들이 잇달아 가격을 인상하면서 집 안에서 즐기는 여가 비용까지 크게 뛰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1일(현지시간) 팬데믹 이후 공연과 여행 등 외부 여가 활동의 가격 상승을 뜻하던 ‘펀플레이션(funflation)’이 이제는 스트리밍과 게임 등 집 안 여가로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가 PNC파이낸셜서비스와 공동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 소비자의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관련 구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는 각각 약 4%씩 구매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이언 르블랑 PN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6년 들어 펀플레이션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며 “여행과 콘서트 같은 외부 활동뿐 아니라 집에서 즐기는 여가에서도 가격 부담이 뚜렷하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E3 게임쇼 마이크로소프트 부스의 엑스박스(Xbox) 로고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AP]


가격 인상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MS는 최근 엑스박스(Xbox) 가격을 올렸고, 애플도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반갑지 않은 소식”이라고 인정했다. 닌텐도는 미국에서 닌텐도 스위치2 가격을 11% 올렸다. 기업들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등을 가격 인상 배경으로 꼽고 있다.

구독 서비스도 예외는 아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스포티파이는 최근 구독료를 인상했고 애플TV+도 2025년 이후 세 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CNBC는 이처럼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료가 잇따라 오르는 현상을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19년 이후 비디오·게임 구독 및 대여 비용은 53% 급등했다. TV 서비스 요금은 27%, 음악 구독료는 14% 올랐다. 반면 여가용 도서 가격은 같은 기간 4% 하락했다.

구독료 부담이 커지자 소비자들은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하기보다 번갈아 가입하거나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지출을 줄이고 있다. 일부는 직접 게임을 구매하는 대신 유튜브에서 다른 사람이 플레이하는 영상을 보거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대체하고 있다.

여기에 전기요금 상승도 집콕 비용을 키우는 요인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 전기요금은 2019년 이후 약 45% 상승했다. CNBC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최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공급 충격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경제학자들은 집 밖은 물론 집 안에서 즐기는 여가 비용까지 오르면서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PNC는 공연과 스포츠 경기, 놀이공원 등 서비스 가격 상승이 연방준비제도(Fed)가 중시하는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도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평균 티켓 가격은 900달러를 넘어섰다. 집 밖에서는 공연과 스포츠 관람이, 집 안에서는 스트리밍과 게임이 동시에 비싸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