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습 확대에 이란 긴장 최고조…“트럼프 죽인다” 보복 여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UPI]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일주일째 지속되는 가운데, 미군의 공습 범위가 확대되며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AFP 통신과 이란 국영 매체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새벽 이란 남부 이란샤르 공항과 주요 항구 도시인 반다르아바스의 철도역,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교량 두 곳이 미군의 야간 공습을 받았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공항 인근에서 세 차례의 강한 폭발음이 청취됐으며, 미군 발사체 최소 1발이 이란샤르 공항을 직접 타격했다”고 전했다. 메흐르 통신 역시 반다르아바스 철도역이 피격돼 최소 2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으며, 호르모즈간주의 교량 두 곳이 파괴되는 과정에서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인명 피해가 보고됐다.

양국의 충돌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둘러싸고 물리적 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외교적 해결법을 모색했으나, 이달 들어 이탈 조짐을 보이며 강경 노선으로 선회했다. 미국은 이란이 해협 내 지정 경로를 이탈한 상선을 공격하자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이란 남부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이에 이란이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소재 미군 기지를 타격하며 보복하자, 미군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키프로스 선적 컨테이너선을 추가 공격했다는 이유를 들어 11일부터 내륙 깊숙이 공습 범위를 전격 확대하는 중이다. 외신 일각에선 미군의 타격권이 이미 수도 테헤란 외곽과 내륙 중심부까지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군의 군사 압박이 거세지자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반미 선전물이 대거 등장하며 보복 여론이 끓어오르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테헤란 중심가인 엥겔라브 광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검은 관속에 누워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대형 광고판이 설치됐다. 해당 선전물에는 페르시아어와 영어로 “우리는 트럼프를 죽인다”는 강경한 문구가 적혔다.

이어 팔레스타인 광장에는 백악관을 배경으로 성조기가 덮인 관 위에 멜라니아 여사와 이방카, 에릭 등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초상화를 걸어둔 벽화가 등장했다. 이 벽화엔 “피로 피를 갚는다”는 문구가 새겨져 이란 내부의 격앙된 기류를 반영한다.

이러한 강경론은 최근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이 치러진 이후 더욱 세력화되는 모양새다. 부친의 뒤를 이어 권력을 승계한 아야톨라 모즈타바 최고지도자는 장례식 직후 서면 메시지를 발송해 미국에 대한 ‘피의 복수’를 공식 다짐하는 등 이란 지도부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