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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코는 멕시코의 전통 음식이지만 노르웨이에서 가족들이 함께 즐기는, 정서적 안정을 주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노르웨이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가족들이 모여 타코를 먹는데, 이를 ‘타코 프레닥(타코 프라이데이)’ 라 부른다.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멕시코를 대표하는 음식이자, 미국에서 푸드트럭 대표 메뉴로 자리 잡은 타코가 느닷없이 노르웨이의 ‘소울 푸드’가 됐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노르웨이에서 타코가 가족들의 유대와 정서적 안정을 상징하는 인기 메뉴가 된 것에 대해 ▷석유 사업의 시작 ▷텍사스 출신 외국인 근로자들을 겨냥한 슈퍼마켓의 마케팅 ▷세계 각지의 음식을 현지화하는 노르웨이인들의 특성이 만들어 낸 것이라 분석했다.
노르웨이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가족들이 모여 타코로 저녁 식사를 한다. 이를 ‘타코 프레닥(tacofredag)’, 영어로 옮기자면 ‘타코 프라이데이(taco Friday)’라 한다. BBC에 따르면 매주 금요일에 수백만 명의 노르웨이인들이 타코 프레닥을 즐긴다. 노르웨이인들에게 금요일마다 가족들이 함께 모여 먹는 음식이라는 것은 정서적 위안을 주는 ‘컴포트 푸드(Comfort food)’, 내지는 영혼을 채워주는 ‘소울 푸드(soul food)’라는 의미다.
노르웨이의 음식 작가인 헬레 외데르 발레브로크는 “타코는 노르웨이에서 마음의 상태이자, 노르웨이의 ‘해피밀(Happy Meal·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식사)’”이라며 “타코 프레닥에는 고기, 채소, 살사로 각자 자신의 타코를 만들기 때문에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코는 노르웨이 음식 문화에 깊이 자리 잡아, 국가 통계국이 전형적인 타코 재료의 가격을 추적하기 위해 ‘타코 지수(Taco Index)’도 만들었다. 국가가 관리하는 물가 항목에 타코가 들어갔다는 뜻이다. 올해 북중미 월드컵에서 스타로 떠오른 엘링 홀란드도 브이로그에서 타코를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라고 꼽았다.
멕시코시티에서 직선거리로 9250km, 비행기로 가자면 16시간이 걸리는 노르웨이에 타코가 전해진 것은 1960년대 후반 북해에서 석유를 시추하면서부터다. 석유를 발견한 노르웨이는 이를 시추하기 위해 경험이 많은 해외 전문가들의 지식을 빌려야 했다. 이에 미국 텍사스 지역의 석유 노동자들과 컨설턴트들을 불러 석유 시추를 시작했는데, 이때 ‘텍스멕스(Tex-Mex·텍사스와 멕시코의 합성어로, 두 지역의 특성이 융합된 미국 남서부 요리)’도 함께 들어왔다.
석유 시추를 위해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들이 타코, 나초, 부리토 등 텍스멕스를 찾는 것을 본 노르웨이의 식료품 상점들이 신규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관련 식재료들을 수입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오늘날 노르웨이 전역에서는 슈퍼마켓에 타코 셸과 시즈닝 믹스, 살사 등이 가득하다. 노르웨이의 식료품점은 타코 재료를 본격적으로 들여온 초기부터 타코 재료를 한 번에 갖출 수 있는 ‘타코 키트’를 기획하는 등 손쉽게 타코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시장을 빠르게 확장시켰다.
여기에 다른 나라의 주식을 자국 재료와 결합해 ‘현지화’ 시키는데 일가견 있는 노르웨이인들의 특성도 타코 확산에 기여했다. 발레브로크는 노르웨이식 타코에 대해 “멕시코식도 아니고 완전히 텍사스식도 아니지만, 노르웨이가 틀림없이 자신만의 것으로 만든 음식 전통”이라고 설명했다.
노르웨이 타코는 전통 멕시코 타코와는 거리가 멀다. 보통 타코는 바삭하고 단단하게 튀긴 타코 셸 안에 소고기와 사워크림, 양상추, 양파 등의 재료를 얹고 살사로 매콤한 맛을 더한다. 여전히 사냥을 많이 하는 노르웨이 북부 지역에서는 소고기 대신 순록 고기가 들어간다. 해안 지역에서는 새우나 노르웨이를 상징하는 훈제 연어, 혹은 말린 대구 등이 들어간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르웨이인들이 타코 시즈닝(양념)만 들어가면 거의 모든 것을 타코라고 부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발레브로크는 노르웨이 타코가 정통성을 지키는 데 실패한 것이 아니라 흡수되고 변경되어 현지화된 요리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