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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모습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이란 전쟁에서 미국 편에 서서 이란을 공격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그 보상으로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라는 선물을 받았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정부가 최근 이란 공습 지원과 호르무즈 해협 원유 수송 유지 등에 기여한 UAE에 대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규제를 완화했다고 보도했다.
UAE는 2020년 이스라엘과 국교 정상화를 담은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한 이후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해 왔다. 다만 이번 전쟁 초반에는 미국에 이란과의 전쟁을 자제하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이란의 드론 공격을 직접 받자 입장을 바꿔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적극 협력하며 공동 공습을 벌였다.
최근에는 미국과 함께 수십 차례 이란 공습에 참여하고,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수백 기를 요격했다. 이 같은 행보에 백악관으로부터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0일 군사 용도로 전용될 수 있는 기술·군사 장비·에너지 인프라를 구매할 때 UAE를 한국, 인도, 유럽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UAE는 그동안 중국과 예멘 등이 포함된 엄격한 규제 대상 국가군에 속해 있었다.
앞으로 UAE의 대표 AI 기업 G42는 최소 9개월 동안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AI칩을 별도 허가 없이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가 UAE에 추진 중인 대규모 데이터센터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AI 모델 구동에 필요한 반도체를 수출하려면 상무부 허가를 받아야 했고, 심사가 수개월씩 지연되곤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로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한다. 유세프 알 오타이바 주미 UAE 대사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UAE와 미국의 깊고 신뢰할 수 있는 협력 관계를 한층 발전시키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조치는 UAE 국가안보보좌관 셰이크 타눈 빈 자예드 알나흐얀이 지난해 트럼프 일가의 핵심 사업 파트너가 됐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논란도 불러오고 있다.
UAE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부터 AI 반도체 확보를 위해 미국 내 로비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는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의 동생인 셰이크 타눈 빈 자예드 알나하얀 UAE 국가안보보좌관을 주축으로 이뤄졌다. G42의 실소유주인 그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의 관계 구축에도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앞서 타눈 보좌관 등 UAE 관계자들은 트럼프 일가가 설립한 가상화폐 기업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의 지분 49%를 5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UAE는 또 미국에 1조4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뒤에는 백악관을 직접 찾아 규제 등급 상향을 다시 요청했다. 당시 UAE는 2016년 미국의 ‘주요 국방 파트너’가 된 이후 무역상 혜택이 확대된 인도를 사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대통령을 향해 “진정한 천사”라며 “오랫동안 미국의 동맹이었지만 내가 취임한 이후 더욱 긴밀해졌다”고 치켜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