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무죄 판결 ‘1년’…이재용 회장, 글로벌 네트워크 다지기 바쁘다

지난해 7월 부당합병·회계부정 최종 ‘무죄’ 선고
이달 초 선밸리 콘퍼런스 참석해 파운드리 수주전
‘사법 리스크’ 해소 계기 활발한 해외 행보
3월 유럽 출장 계기 삼성SDI 배터리 계약 성과도
이달 말 예정 ‘구글캠프’ 5년 연속 참석할까


지난 7일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회장의 전 부인 웬디 덩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왼쪽은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그룹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 재판에서 대법원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지 1년이 흘렀다.

사법리스크를 덜어낸 이 회장은 해외에서 빅테크 CEO(최고경영자)를 비롯한 글로벌 정·관계 인사와 연쇄 회동을 이어가며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억만장자 사교모임’이라 불리는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를 찾은 이 회장의 추가 출장에 관심이 쏠린다. 마찬가지로 매년 7월 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구글캠프’에 올해도 참석해 글로별 경영 아이디어를 얻고 돌아올지 주목된다.

‘2년 연속 참석’ 美 선밸리서 파운드리 세일즈 전면에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열린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 열린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미국 투자회사 앨런&컴퍼니가 1983년부터 개최한 비공개 행사로 글로벌 IT·미디어 업계 인사가 주요 참석자다.

올해도 빅테크 거물이 콘퍼런스를 찾았다. 팀 쿡 애플 CEO와 차기 애플 CEO인 존 터너스 수석 부사장을 비롯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등이 선밸리 콘퍼런스 행사장에서 포착됐다.

이 회장은 올해 콘퍼런스에서 다수의 투자·미디어 업계 인사와 만나는 모습이 확인됐다. 킴벌리 퀘리 걸프쇼어 프라이빗캐피탈 회장이나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회장의 전 부인 웬디 덩과 대화를 나눴다.

지난 10일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 열린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킴벌리 퀘리 걸프쇼어 프라이빗캐피탈 회장(왼쪽)과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


특히 올해는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과 동행해 파운드리 수주 성과에 대한 기대가 컸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2나노 선단 공정을 갖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팹(Fab)을 앞세워 빅테크 고객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수주전을 펼치고 있는 만큼 빅테크 CEO와 회동이 주목을 받았다.

이 회장의 해외 행보는 지난해 7월 불법 승계 의혹을 털어낸 뒤 가속화됐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혐의로 5년 가까이 재판을 받았던 이 회장은 작년 7월 17일 최종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 회장이 9년 만에 선밸리로 돌아온 것도 이 무렵부터다. 과거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때 “선밸리는 1년 중 가장 바쁜 출장이고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2017년부터 사법 절차로 인해 선밸리 참석이 뜸해졌다.

벤츠·페라리 거물 인맥…수주 성과 연결


이 회장은 올해 해가 바뀌자마자 바쁘게 해외를 찾았다. 지난 1월 미국 워싱턴DC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이건희 컬렉션’ 첫 해외 순회 전시 폐막을 앞두고 열린 갈라 디너 행사에 참석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포함해 정관계 인사를 만났다. 주요 협력 관계에 있는 웬델 윅스 코닝 회장·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CEO도 교류했다.

해외 출장이 경영 성과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3월에는 유럽 출장에서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경영진과 만나 전장·베터리 세일즈에 나섰는데 이 회장 출장 이후 4월 삼성SDI가 벤츠에 전기차 배터리를 최초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만 해도 수조원대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가 지난달 이탈리아 로마의 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이탈리아 순방에선 이 회장이 베네디토 비냐 페라리 CEO에게 스마트폰으로 딸 사진을 보여주는 모습이 관심을 끌었다. 이 회장은 페라리의 존 엘칸 회장과 30년 가까운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페라리는 지난 5월 전기 스포츠카 ‘페라리 루체’에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탑재하기도 했다.

이제 관심은 이어질 해외 일정에 쏠린다. 특히 정치계와 경제계를 가리지 않고 전세계 거물들이 초청 받는 ‘구글캠프’를 올해도 찾을지 주목된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2013년부터 매년 7월 말이 되면 이탈리아 시칠리아 남부 휴양지인 로코 포르테 베르두라 골프 리조트에 정·재계 핵심 인사를 모은다. 단순 미래 기술에 대한 논의가 아닌 거시적 관점에서 세계 주요 현안을 나누는 자리로 알려져있다.

이 회장은 2022년부터 매년 구글캠프에 초청을 받았다. 우리 기업인 중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참석한 바 있다. 만약 이 회장이 올해도 구글캠프를 찾는다면 5년 연속 참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