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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호감도가 크게 낮아진 반면 중국에 대한 평가는 개선되면서, 조사 대상국 대부분에서 중국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고율 관세와 군사 개입, 동맹 압박 등 일방주의적 외교를 강화한 사이 중국이 외교·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며 빈자리를 파고든 결과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고율 관세 부과를 비롯해 이란 침공, 그린란드와 캐나다 병합 위협,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압송 추진 등 강경한 대외 정책을 잇달아 추진했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국제사회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았던 중국과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이미지는 점차 회복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퓨리서치센터는 “현재 글로벌 정치가 전개되는 방식을 보면 미중 양국에 대한 인식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조슈아 쿨란치크 선임 연구원도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지난 2년은 미국이 신뢰할 파트너라는 생각이 완전히 무너진 시기였다”며 “중국은 그 틈을 공격적으로 파고들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조사에서는 전체 36개국 가운데 27개국에서 미국보다 중국에 호감을 느낀다는 응답 비율이 더 높았다.
중국 선호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파키스탄(90%)이었으며, 나이지리아(78%), 케냐(76%), 스리랑카(7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과 아프리카 투자 확대가 긍정적인 인식으로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국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감지됐다. 영국에서는 중국에 호감을 느낀다는 응답이 46%로 미국(41%)보다 높았고, 프랑스(35%·27%), 독일(33%·27%), 캐나다(44%·33%), 스페인(54%·30%) 등에서도 중국 선호도가 미국을 앞섰다.
특히 유럽의 안보 동맹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눈에 띄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국 우선주의와 동맹 경시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아시아와 동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미국에 대한 선호가 우세했다.
한국은 미국 호감도가 45%로 중국(28%)을 크게 앞섰으며, 일본은 미국 50%, 중국 11%를 기록했다. 인도는 45%와 23%, 필리핀은 56%와 40%, 폴란드는 49%와 39%, 헝가리는 58%와 53%로 각각 집계됐다.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친미 성향이 강한 국가는 이스라엘이었다. 미국에 호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81%였고, 중국은 19%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전 세계 36개국 성인 4만215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3.9%포인트다.
이번 조사 결과는 미·중 경쟁이 단순한 경제·군사력 대결을 넘어 국제사회의 신뢰와 호감도 경쟁으로도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의 동맹 정책과 중국의 경제·외교 전략 변화에 따라 글로벌 여론의 흐름도 계속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