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치 영화 “한국 축구, 반칙이 특기” 비하 논란…송강호까지 얽힌 작품인데

영화 쿵푸여자축구 속 한국 팀으로 묘사된 이화 팀 [쿵푸여자축구 스틸샷]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주성치(저우싱츠·周星馳) 감독이 25년 만에 선보인 ‘소림축구’ 후속작 격 영화 ‘쿵푸여자축구’(功夫女足)가 중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한국 여자축구팀을 반칙과 비신사적 플레이의 상징처럼 묘사한 장면이 논란을 낳고 있다.

14일 펑파이신문과 광명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개봉한 ‘쿵푸여자축구’는 개봉 사흘 만에 누적 박스오피스 6억위안(약 1323억원)을 돌파했다. 개봉 첫날 2억6000만위안, 둘째 날 2억3900만위안을 기록한 데 이어 평일인 13일에도 1억위안 이상을 벌어들이며 여름 극장가 흥행을 이끌고 있다. 14일 오후 기준 누적 흥행 수입은 6억7500만위안(약 1500억원)까지 늘었다.

이번 작품은 ‘신희극지왕’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약체 여자 축구팀 ‘아미파’가 무술과 축구를 결합한 경기로 기적을 만들어가는 내용을 담은 코미디 영화다.

하지만 영화 속 한국 여자축구팀을 묘사한 방식은 적잖은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 유명 대학인 이화여대를 연상시키는 ‘이화여자 축구팀’은 경기 내내 상대를 먼저 가격하거나 발을 거는 반칙을 일삼고, 일부러 넘어지는 ‘할리우드 액션’으로 심판 판정을 유도하는 팀으로 그려진다. 선수들은 서클렌즈를 끼고 화장에만 신경 쓰는 모습으로 등장하며, 어눌한 한국말로 “심판, 도와주세요”라고 외치는 장면도 포함됐다.

논란이 커지는 이유는 실제 경기 내용과도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여자축구 동아시안컵 한중전에서는 오히려 중국 선수들이 지소연 선수의 가슴을 발로 차고 팔꿈치로 머리를 가격하는 등 거친 반칙을 범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중화권에서는 송강호 배우와 관련된 일화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만 ET투데이는 “영화 줄거리는 쿵푸 실력이 뛰어난 중국 팀이 한국 팀에게 ‘충격적인 교훈’을 주는 것으로 마무리된다”며 “이는 중국 관객들에게는 큰 즐거움을 선사하지만, 한국 스포츠계를 모욕하는 내용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반응을 전했다.

이어 “주성치 감독이 송강호를 한국 팀에 유리한 편파 판정을 하는 심판 역으로 특별출연시키려 했지만, 송강호가 그 이면에 숨겨진 악의를 알아채고 단호하게 거절했다는 말도 나온다”며 “중국 언론은 이를 주성치 감독이 한국 국민 배우를 이용해 가감 없는 풍자를 시도한 것이라고 해석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주성치 감독은 2023년 홍콩아시안영화제 당시 송강호와 만난 사진을 공개하며 심판 역할을 제안한 사실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송 배우 아내가 ‘소림축구’를 무척 좋아한다고 해서 그 기세를 몰아 송 배우에게 심판 역할을 제안했다”며 “그런데 송 배우가 오히려 ‘왜 선수 역할은 안 되나요?’라고 되물었다”고 했다.

영화는 흥행과 별개로 작품성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영화 평점 사이트 더우반에서는 10점 만점에 6.6점을 기록했으며, 주성치 특유의 코미디와 무협 감성은 살아 있다는 평가와 함께 이야기 전개와 특수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성치 감독은 최근 무대 인사에서 “아직도 내가 충분히 잘하지 못했다고 느낄 때가 많다”며 “관객 기대를 저버릴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쿵푸여자축구’의 최종 흥행 수입이 25억위안(약 551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영화 속 한국 여자축구팀을 희화화한 설정을 두고 스포츠를 소재로 한 코미디의 범위를 넘어선 국가 비하적 연출이라는 비판도 함께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