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봉 탈취’ 교사 출신 순천시의원 사과문 올렸다

소각장 반대운동 주도한 정수진 의원 글 남겨

지난 2일 유영철 순천시의회 의장이 회의를 진행하는 동안 정수진 의원이 단상으로 나가 손을 뻗어 의사봉을 움켜쥐려 하고 있다. [여수MBC 화면 캡처]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처음 열린 회기에서 상임위 배정에 불만을 품고 ‘의사봉(棒)’을 탈취해 의회 밖으로 뛰쳐나가 물의를 빚은 정수진(54.초선) 의원이 공식으로 사과했다.

순천시가 추진한 연향3지구 순천시차세대공공자원화시설(쓰레기 소각장) 반대 운동에 앞장선 정 의원은 지난 2일 제296회 순천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장에서 자신이 희망한 상임위(도시건설위원회) 배정이 되지 않은데 불만을 갖고 의장석에 놓인 ‘의사봉’을 들고 퇴장했다.

정 의원은 16일 사과문에서 “지난 2일 임시회에서 의사봉을 들고 회의장을 나간 행동으로 시민 여러분께 걱정과 실망을 드리게 되어서 진심으로 마음이 무겁고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정 의원은 “소각장 문제의 ‘직접 이해 관계인’이라는 이유로 도시건설위원회(희망 상임위)에서 배제되었다”면서 “공익적 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이해 관계인이라는 판단을 받아 도건위에서 배제된 것은, 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한 시민들의 공익을 위한 활동에 대한 폄훼이며 시의회의 잘못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연유를 설명했다.

이어서 “당시 상임위 배정에 앞서 저의 직접 이해 관계인 여부에 대한 충분한 토론과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그 취지에서 정회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의회 내 선배, 동료 여러분, 부족했던 점은 겸허히 돌아보겠지만 순천의 미래를 위해 함께 걸어온 시민들의 진심이 왜곡되지 않도록 진실을 바로 세워 달라”고 요청했다.

정 의원은 소각장 반대 운동에 투신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23년 8월께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쓰레기 소각장 찬성, 입주민 일동’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어 조사해 보니 다른 동네 사람이 새벽 3시에 몰래 플래카드를 붙이고 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반대 운동에 나선 배경을 밝혔다.

정 의원은 “타 지역 사례를 보면, 목포는 900억으로 추진되던 소각장을 순천시는 3000억 원을 들여 그것도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저는 순천의 미래를 위해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차라리 이사를 가면 편했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이것이 어떻게 사적 이익을 위한 이해 관계인이라 볼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앞서 유영철 시의회 의장은 정 의원이 1지망으로 ‘도시건설위’ 배정을 희망했지만 “사적 이해 관계인에 해당된다”며 직권으로 ‘문화경제위원회(문경위)’로 배정했고 이에 정 의원은 강하게 반발해 왔다.

정 의원은 “그동안 순천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끝까지 버텨왔지만 이를 바로잡고 진실을 밝히는 일은 너무도 힘든 과정이었다”면서 “앞으로 시민의 대표로서 법과 원칙을 존중하며, 오직 시민과 순천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순천갑’ 김문수 국회의원의 천거로 시의회에 입성한 정수진 의원은 순천대 사범대학(수학교육과)을 졸업했으며 수학 교사(기간제) 등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