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못해” 20대에 연봉 1억 버는 기술직…대학도 포기, 美청년들 몰린다는데

전기 기술자 [123RF]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화이트칼라 일자리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Z세대 사이에서 대학 진학 대신 기술직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치솟는 대학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 부담까지 겹치면서 직업학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생의 6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지만 최근 들어 직업전문학교 등록률이 증가하고 있다. 전국학생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공립 2년제 직업학교 학생 수는 약 20% 늘었으며, 사립 직업전문학교 등록률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일반 사립대에 비해 저렴한 등록금이 꼽힌다. 미국 4년제 사립대의 평균 비용은 약 20만달러(약 2억9000만원)에 달하는 반면, 대다수 사립 직업학교의 전체 교육비는 2만5000달러(약 3700만원) 미만이다.

등록금이 10분의 1 수준이지만 졸업 후 8만달러(약 1억1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일자리를 얻을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또한 산업 단체와 정부 기관도 장학금 등 각종 지원책을 늘리며 기술 인력 양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매체가 만난 기술직 종사 청년들 12명은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조언이 많았지만 자신들이 직접 목격한 현실은 그것과 거리가 멀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 학위를 받은 친구들과 형제 자매들조차 취업난에 시달렸고, 인공지능이 노동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는 경고에도 누구도 뾰족한 대처법을 알려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로스바노스 출신 로건 방거트(18)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미식축구팀 입단 시험에 합격했지만 연간 5만달러(약 6800만원)가 넘는 등록금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현재 그는 휴스턴에서 풍력 터빈 블레이드 수리공으로 일하며 연 8만~9만달러(약 1억 1000만~1억2000만원)를 번다. 방거트는 “많은 사람이 AI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하지만 적어도 당분간 나는 그런 걱정에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라도나 글래스(23)는 청소년 치료사를 꿈꾸며 2021년 미시시피 주립대에 진학했지만, 1년 만에 중퇴하고 전기 기술자로 방향을 틀었다. 치료사가 되기까지 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에 비해 확실한 결실을 얻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그는 시간당 21달러(약 3만1000원)를 받으며 국제전기노동조합(IBEW) 정회원이 되기 위해 준비 중이다. IBEW 소속 전기 기술자의 평균 연봉은 9만달러(약 1억 2000만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기술직에 대한 부정적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비영리단체 ‘브링 백 더 트레이즈’의 샤나 브루니 최고운영책임자는 “대중문화 속 기술직 종사자는 지적 능력이 부족한 사람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고정관념이 앞으로 인력난이 예상되는 분야에 젊은이들이 진출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