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현장 ‘주4일제’ 확산 시동…세브란스 “아파도 출근” 86%→55%

노동장관 세브란스 방문…실노동시간 단축 모델 점검
3년 미만 간호사 사직률 19.5→7.0%…‘워라밸+4.5 프로젝트’ 통해 자율 확산 추진


사진은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의료현장에 맞는 실노동시간 단축 모델 확산에 본격 착수했다.

주 4일제를 시범 운영 중인 세브란스병원에서 간호사 이직과 육체적 소진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자 이를 ‘워라밸+4.5 프로젝트’의 대표 사례로 삼아 의료기관의 자율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고용노동부는 16일 김영훈 장관이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해 주 4일제 시범 운영 병동을 둘러보고 병원 노사,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병원 업종의 실노동시간 단축과 야간노동자 건강 보호, 간호사 ‘태움’으로 대표되는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대체인력 운영 및 정부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됐다.

세브란스병원은 2022년 단체협약을 통해 주 4일제 시범 운영에 합의한 뒤 2023년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3개 병동에서 처음 시행했다. 이후 참여 병동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현재는 용인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한 6개 병동에서 운영하고 있다. 희망자를 대상으로 주 32시간(주 4일) 근무를 6개월 단위 순환 방식으로 운영하고, 병동별 대체인력을 추가 배치해 의료서비스의 연속성과 근무 공백 최소화를 병행하고 있다.

시범 운영 성과도 확인됐다. 3년 미만 간호사의 사직률은 19.5%에서 7.0%로 12.5%포인트 감소했고, 육체적 소진도는 79.7점에서 40.1점으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아파도 출근하는 ‘프리젠티즘’ 비율은 86.4%에서 55.2%로 줄었고 병가 사용일도 3.05일에서 2.2일로 감소했다. 반면 일·생활 균형 만족도는 3.7점에서 6.2점으로, 직장생활 만족도는 50.2점에서 60.3점으로 높아져 충분한 휴식이 간호인력의 장기근속과 조직문화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병원 측은 대체인력 투입에 따른 추가 인건비 부담으로 병원 자체 재원만으로는 제도를 지속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체인력 재정 지원과 가산수가 신설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김 장관은 “의료서비스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인 만큼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함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브란스병원 사례는 노사 협력을 바탕으로 실노동시간을 줄이면서도 의료서비스의 질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워라밸+4.5 프로젝트’ 등을 통해 의료현장을 직접 지원하고 사업장 여건에 맞는 자율적인 노동시간 단축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며 “일터혁신 상생컨설팅과 노동교육원 교육 등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건강한 조직문화 조성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